의대교수 사직 효력 첫날…전북 상급종합병원 환자들 '불안' 고조
전북대‧원광대병원 찾은 환자들 "교수님 계실까요?" 불안 목소리
전북대, 25일부터 개별적 제출…원광대 의대교수 29일 일괄 제출
- 강교현 기자, 장수인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장수인 기자 = "소아과 갔다가 대학병원으로 가래서 왔는데, 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교수님이 계실까요?"
의대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25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북자치도 익산시에 위치한 원광대학교병원.
본관 1층 안내데스크부터 각 층의 진료과마다 병원을 찾은 환자들로 북적였다.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의대 교수들이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소식에서다
다섯 살배기 손자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김 모 씨(55)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열이 올라온 손자를 데리고 평소 다니던 소아과 의원 갔지만, 소견서를 쥐여주며 대학병원에 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김 씨는 "급하게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왔는데, 오늘부터 교수님들이 사직하고 안 나왔을 수도 있다고 해서 당장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건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오늘은 진료받았다고 하더라도 아기 상태가 안 좋아서 당분간 진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하면, 담당 교수님한테 받을 수 있는 건지 의문이기도 하고 걱정이 이만전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김 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두 달이 넘도록 환자들, 국민들만 불안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굽히던 의사들이 따르던 둘 중의 하나는 결론이 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만난 환자와 가족들도 우려를 쏟아냈다.
보호자 손 모 씨(41)는 "호흡기가 좋지 않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주기적으로 찾고 있다. 의료 공백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진료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교수님들까지 병원을 관둔다고 하면 이제 어디 가서 진료받아야 할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환자 A 씨(53)는 "병원에 물어보니 아직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는 없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아무런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휴진이라도 하게 되면 그때 환자들은 어찌 되는 거냐"며 오히려 취재진에게 반문했다.
한편 원광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29일 의대 학장에게 110여장의 사직서를 종이로 출력해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원광대 의대는 교수150여명 중 110여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의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북대 의대 교수협의회도 최근 내부 회의를 갖고 이날부터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직서는 학교 측에 직접 제출될 예정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사표 수리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이나 대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 사태가 해결돼서 병원 운영이 정상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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