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교사 괴롭힌 학부모' 교육감 고발에 교원단체 일제히 “환영”

서거석 전북교육감, 최근 일명 ‘레드카드’ 학부모 대리 고발
전교조, 교사노조, 전북교총 등 교원단체 일제히 환영 논평 내

김명철 센터장 등 전북교육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전주덕진경찰서에 학부모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교육감이 교권침해 사안으로 학부모를 대리 고발한 것은 전북에서 이번이 처음이다.(전북교육청 제공)/뉴스1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적극 환영한다.”

최근 악성민원 학부모를 교육감이 대리 고발한 것을 두고 전북지역 3개 교원단체가 낸 논평에 공통적으로 담긴 단어다. 단체 모두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감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21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인권센터에 따르면 서거석 교육감은 지난 18일 학부모 A씨를 대리 고발했다. 적용된 혐의는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상해, 명예훼손 등이다. 교육감이 교권침해 사안으로 학부모를 대리 고발한 것은 전북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발장은 전주덕진경찰서에 접수됐다.

학부모 A씨는 일명 ‘레드카드 사건’으로 불렸던 교권침행행위의 당사자다. A씨는 B교사가 자신의 아이에게 ‘레드카드’를 줬다는 이유로 담임 교체를 요구하는 등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했다. ‘교권 침해가 아니다’는 교육당국의 결정에 반발 소송까지 제기했다. B씨를 아동학대로 고발까지 했다.

B교사는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대법원 판단을 받았다.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아동학대 혐의도 벗게 됐다. 하지만 A씨의 고발과 민원은 계속됐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A씨는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각종 진정과 민원, 형사고발, 행정소송을 통해 악의적으로 B 교사를 고통 받게 했다. 심지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됐다”면서 “이에 ‘교원의지위향상및교육활동보호를위한특별법’에 근거해 A씨를 대리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육감의 대리 고발에 교육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북교총(회장 오준영)은 “악의적인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전북교육청의 첫 대리 고발을 지지한다. 학교의 학교다움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교육활동 보호가 학교 교육력과 학생의 학습권을 지키는 일인 만큼, 달라진 교권보호 제도의 현장 안착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교조 전북지부(지부장 송욱진)도 성명서를 내고 “교육감이 대리 고발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밝혔다. 다만 전북지부는 “이 같은 사실을 브리핑을 통해 공개함으로서 해당 교사가 다시 명예훼손 등 소송에 시달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 게 사실이다. 혹시라도 다시 악성 민원이나 고발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교사노조(위워장 정재석)도 논평을 통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전북교사노조는 “선출직인 교육감이 학부모를 대리 고발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면서 “그럼에도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무분별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해 단호한 결정을 한 것은 그만큼, 교권 보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