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시내버스 파업 돌입…"아직 큰 불편 없지만 출근길 늦을까 불안"
전일·시민여객 2개 사 198명 부분파업 돌입…52대 운행 멈춰
시민들 "일부 버스편이 조금 연착됐지만, 대부분 정시에 와"
- 김경현 기자
(전주=뉴스1) 김경현 기자 = "평소보다 20분 정도 빨리 나왔어요."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21일 오전 7시께 전북자치도 전주시 중화산동의 한 버스 정류장 앞.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연거푸 입금을 불며 손을 녹이거나,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며 추위를 녹이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곧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 정보 안내 단말기에서는 버스의 노선과 도착시간을 알리는 음성이 나지막이 흘러나왔다. 전주시내버스가 부분파업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버스 결행을 걱정했던 시민들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시민들은 걱정이 컸다. 다행히 이날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버스들이 10분가량 늦게 도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버스가 정시에 도착했다.
급식실 근로자 허인회 씨(52)는 "어젯밤 시내버스가 파업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출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평소보다 집에서 20분 정도 빨리 나왔다"며 "막상 길거리에 나오니 버스들이 평소처럼 운행하고 있어 한시름 놓았다. 동료들도 큰 문제 없이 출근길에 나섰다고 연락이 왔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친구들과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 군(17)은 "버스를 타지 못하면 30분 정도의 거리를 걸어가야 한다. 등교 시간에 지각을 할까 봐 평소보다 집에서 일찍 나왔다"며 "혹시 몰라서 부모님께 택시비까지 받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큰 문제는 없어서 다행이다. 버스가 10분 정도 지연했지만, 이 정도 지연은 종종 발생하곤 했다. 등교 시간에 늦지 않아 다행이다"고 전했다.
파업 장기화와 사태 확대를 우려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 김 모 씨는 "시내버스 파업이 시작된 첫 날인만큼 아직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 했다"며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파업이 확산하면 버스를 못 타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매일 출근할 때마다 택시를 타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주시내버스노조는 이날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전주시 등에 따르면 전일·시민여객 2개사 노조원들의 임금협상 등 사전교섭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지난달 16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노사 양측은 약 한 달간의 조정 동안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정이 중지되면서 노조는 쟁의권을 획득했다. 노조는 4.34%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전주시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주시는 시내버스 일부 노선의 운행이 중단·지연되면서 시민 불편이 예상됨에 따라 비상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주요 대책은 △비상 대책 상황실 운영 △출퇴근 시간 탄력 운행 △불편 예상 지역 예비 차량 운행 △마을버스 긴급 투입 △택시 증차 등이다.
이날 백미영 전주시 버스정책과장은 시청 브리핑에서 "출근길 불편을 겪은 시민들께 죄송하다"며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im9803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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