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계 적토마' 홍성식, 전북체육회에 올림픽 동메달 기증

"기념관 조성에 도움됐으면, 전북체육발전 바라"

홍성식 바로셀로나올림픽 복싱 동메달리스트가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관에서 열린 전북체육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한 소장품 기증식에서 기증품을 보이고 있다. 2024.3.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복싱계의 적토마로 불렸던 홍성식 고창 영선고 교사가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사업에 힘을 보탰다.

바르셀로나 올림픽 복싱 라이트급 동메달리스트인 홍 교사는 14일 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를 방문, 그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왔던 소장품을 기증했다.

이날 기증된 소장품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착용했던 가운과 동메달, 세계군인선수권대회(1992) 금메달, 대회 당시 착용했던 마우스피스 등이다.

홍성식 교사는 “전북체육역사기념관 조성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역사기념관을 비롯해 전북체육회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체육 정책이 원활하게 이뤄져 전북체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군 고향인 홍성식 교사는 다른 선수들보다 비교적 늦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복싱에 입문했다. 하지만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며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리고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 교사의 결승 진출을 무산시킨 상대는 바로 복싱의 전설 오스카 델라 호야였다. 홍 교사는 우세한 경기를 치르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10대11로 석패했다.

프로로 전향해 6체급을 석권하며 골든보이라는 명칭과 함께 20세기 복싱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오스카 델라 호야는 자서전을 통해 ‘홍성식과의 경기가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서 가장 힘겨웠던 몇 경기 중 하나’라고 회고한 바 있다.

홍 교사는 바르셀로나올림픽 동메달 이외에도 세계군인선수권대회 금메달, 제1회 동아시아대회 금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은 “제 기억에 당시 홍성식 영웅은 경기를 지배하고도 패배했는데 이는 개인이 진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미국한테 졌다고 생각한다”며 “금메달보다도 더 값진 동메달을 기증해줘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를 기록하는 체육 소장품과 유물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역사기념관이 조성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체육회는 전북체육의 발자취를 기념하고 보존·관리하기 위해 체육역사기념관 건립사업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기념관 설립 추진 소식에 전북 출신 전설들도 힘을 보내고 있다. 유인탁(레슬링), 신준섭(복싱), 임미경(핸드볼), 정소영(배드민턴) 등 올림픽 영웅을 비롯해 원로 체육인, 프로 선수 등의 체육 소장품 기증 릴레이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수집된 유물은 2400점에 달한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