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폭행·사직 강요한 축협조합장…형사공탁·반성문 제출

반성문 20차례 작성 재판부 제출
검찰 징역 2년 구형…선고 4월2일

순정축협 폭행조합장 퇴진 공동운동본부가 지난해 12월5일 정읍시 정우면 순정축협 정읍가축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조합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단체 제공)2023.12.5/뉴스1

(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신발로 직원들을 폭행하고 사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전북 순정축협 조합장이 최근 형사공탁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반성문도 여러 차례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전주지법 남원지원에 따르면 특수폭행,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속된 A 씨(63·여)가 최근 형사공탁 사실 통지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형사 공탁은 형사 사건 피고인과 피해자 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피고인 측이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일정 금액을 법원에 맡겨두는 제도다. 형사 공탁은 양형 요소에 포함돼 피해복구를 위한 합의금을 법원에 기탁할 경우 감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피해자들이 이를 거절할 경우 양형에 무조건 적용할 의무는 없다.

또 A 씨는 20번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월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조합장의 지위를 남용해 근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협박하고, 신발을 벗어 신체를 때리는 등 인격 침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범행 이후에도 합의 요구를 목적으로 접근을 시도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이수 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4월 2일에 열린다.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순창군 한 노래방과 식당 등에서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직원들을 폭행·협박하고 노조 탈퇴와 사직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 씨는 노래방에서 맥주병 2개를 탁자에 내리쳐 깨뜨리며 직원 B 씨에게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사표 쓰라"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A 씨는 또 장례식장에서 만취한 상태로 직원 C 씨를 손으로 여러 차례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C 씨에게 "노조에서 탈퇴해라.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며 소주병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축협 직영 식당에서도 직원을 신발로 여러 차례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또 다른 직원 뺨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뒤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직원들을 스토킹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18일 손해를 입은 직원들이 자신을 고소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지자 3개월간 합의를 종용하며 피해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36차례에 걸쳐 전화하거나 47통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 직원의 주거지와 병원 등을 찾아가 기다린 사실도 드러났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