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 기원'…명아주 지팡이 100개 만들어 기탁한 고창 주민
- 박제철 기자
(고창=뉴스1) 박제철 기자 = 지역의 한 독지가가 어르신들을 위해 손수 만든 지팡이 100개를 기증해 훈훈한 미담을 전했다.
전북특별자지도 고창군은 신림면 거주 신상호 씨(62)가 고창군청을 방문해 자신이 직접 만든 명아주 지팡이 100개를 기탁했다고 7일 밝혔다.
특별히 지팡이 제작 기술을 배운 적이 없다는 신 씨는 지팡이 재료인 명아주 채취부터 대를 삶아 햇볕에 말리고 다듬는 수고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았다. 잘 말린 명아주에 여러 번의 옻칠을 더 해 가볍고 튼튼한 지팡이를 만든 것이다.
청려장이라고도 불리는 명아주 지팡이는 예로부터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1년생 초본식물인 '명아주'라는 풀로 만들어 가볍고 단단하며 다 자란 명아주 줄기는 가볍고 단단하기 때문에 지팡이에 적격으로 꼽힌다.
특히 '삼국사기'와 '경국대전' 등에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70세가 되면 나라에서 만들어 주는 지팡이라고 해 '국장(國杖)'이라고 불렸으며, 80세가 되면 임금이 '조장(朝杖)'이라는 이름과 함께 하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 지팡이를 기부한 신 씨는 몇 년 전부터 신림면 제설봉사자 반장을 맡으면서 겨울철마다 눈이 오면 새벽부터 제설작업에 뛰어들어 주민들의 안전과 편안한 통행을 돕고 있다.
신 씨는 “지팡이 만드는 일이 비록 힘과 많은 시간이소요되지만, 지역 내 어르신들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에 올해도 지팡이를 준비하게 됐다”며 “어르신들의 안전한 보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심덕섭 군수는 “요즘 손수 만든 지팡이를 보기 힘든데 이렇게 정성 가득한 지팡이를 기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기탁자의 뜻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관내 어르신들에게 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jc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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