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로 폭행·사직 강요한 축협조합장 징역 2년 구형…"공소사실 인정"

검찰 "인격 침해 행위 저질러"…선고 4월2일

순정축협 폭행조합장 퇴진 공동운동본부가 5일 정읍시 정우면 순정축협 정읍가축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조합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단체 제공)2023.12.5/뉴스1

(남원=뉴스1) 김혜지 기자 = 검찰이 신발로 직원들을 폭행하고 사직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전북 순정축협조합장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27일 특수폭행,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위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63·여)에 대한 결심공판이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제1단독(판사 이원식) 심리로 열렸다.

A 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A 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이날 재판은 바로 결심까지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조합장의 지위를 남용해 근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협박하고, 신발을 벗어 신체를 때리는 등 인격 침해 행위를 저질렀다"며 "범행 이후에도 합의 요구를 목적으로 접근을 시도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에게 징역 2년에 이수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선출직으로서 집행유예 이상 받을 시 당연 퇴직하도록 돼 있다. 그렇게 되면 조합장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이 접촉할 일이 없어 재범 위험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에 이른 경위, 벌금형 이상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해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자필로 쓴 최후진술서를 통해 "지난 64년간의 인생을 되돌아 본 귀한 시간이었다"며 "글씨를 모르는 수감자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외국인 수감자에게는 한국어를 알려주는 등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순정축협조합원들에게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라며 "2300명의 조합원, 100명의 직원을 위해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한 달간의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 5년간 지내온 조합장으로서 잘 마무리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4월 2일에 열린다.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순창군 한 노래방과 식당 등에서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직원들을 폭행·협박하고 노조 탈퇴와 사직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 씨는 노래방에서 맥주병 2개를 탁자에 내리쳐 깨뜨리며 직원 B 씨에게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사표써라"라며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A 씨는 또 장례식장에서 만취한 상태로 직원 C 씨를 손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C 씨에게 "노조에서 탈퇴해라.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겠다"며 소주병으로 때릴 것처럼 위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축협 직영 식당에서도 직원을 신발로 수차례 폭행하고 이를 말리던 또 다른 직원 뺨도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들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한 뒤 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직원들을 스토킹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18일 피해를 입은 직원들이 자신을 고소하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지자 3개월간 합의를 종용하며 피해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36차례에 걸쳐 전화를 하거나 47통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 직원의 주거지와 병원 등을 찾아가 기다린 사실도 드러났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