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수업 거부' 전북지역 의대생들 집단 행동 동참 확산

전공의들 집단 사직 후 이틀째…장기화 우려
22일 전주 종합경기장서 의대생들 정부 규탄대회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으로 근무를 중단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위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 2024.2.20/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임충식 김혜지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북지역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 등 단체 행동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도내 의과대학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원광대 의대생 473명 중 453명이 휴학계를 냈다. 전날에는 전북대 의대생 669명 중 646명이 휴학 의사를 밝혔다.

대부분 학생은 학칙에 따른 요건을 갖추지 않고 휴학계를 낸 상황이라 수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학생들은 개강 이후 수업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학사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원광대·전남대·전북대·조선대 등 4개 대학 비상대책위원회가 포함된 호남권역 대학 연합 TF팀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의대생 전원 의대 정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에 반대한다"며 "신입생부터 본과 4학년까지 동맹 휴학, 수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각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개강 전까지 휴학을 철회하도록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원광대 관계자는 "학생 개개인별로 학부모, 지도교수 면담 등이 진행될 것"이라며 "학사 일정 조율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관계자는 "원래 다음 주가 개강이지만 상황이 이런 만큼,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유급 등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도내 수련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이미 본격화됐다.

현재 전북대병원은 전체 전공의 189명 중 162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무단결근 전공의 92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원광대병원은 126명 중 80여명, 예수병원은 77명 중 26명이 사직서를 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가 다음 날 복귀했는지 확인한 뒤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 정지 등 법적 처분을 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발은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도내 한 전공의는 "정부가 근거 없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겠느냐"며 "지금과 같은 의대 증원 방침은 국민이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개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업무 지연 등 우려했던 의료 대란 문제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결국 남아 있는 의료진과 환자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의사회 회원과 전북지역 의대생들은 22일 오후 1시 전주시 덕진동 종합경기장 앞에서 정부 의대 증원 정책 규탄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