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5천명 귀농귀촌’ 전북 완주의 압도적 비결은 바로 이것

[지방지킴] 정용준 완주군 귀농귀촌지원센터장
"귀농귀촌 꿈꾸는 것…깊은 고민과 철저한 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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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완주군 귀농귀촌지원센터장(왼쪽)과 직원들(센터 제공)2024.2.16/뉴스1

(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귀농귀촌, 맞춤형 상담과 사후관리가 중요해요."

정용준 귀농귀촌지원센터장(53)이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소양면에 정착한 지도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난 2014년 신장암이라는 병마와 싸우던 그는 큰 수술을 마치고 처음 완주를 찾았다. 휴양할 곳이 필요해서였다.

정 센터장은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재발 가능성과 전이 위험성으로 마음 졸였다"며 "아내와 휴양할 곳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끝에 완주에서의 귀농을 생각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귀농을 결심한 정 센터장은 완주군이 운영하는 귀농귀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과수원과 버섯농사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에는 귀농귀촌 후배들을 위한 멘토로 활동하는 등 봉사에도 적극 나섰다.

정 센터장은 "과수원과 조경, 버섯농사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유해 주고 싶었다"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덧 지원센터의 센터장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완주군은 통계청이 귀농귀촌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래 8년간 전북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2년 귀농어귀촌인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전년(2021년)도 완주군으로 전입한 귀농귀촌 가구는 3709가구, 인구는 5056명이다. 이는 전북 귀농귀촌 1만6321가구 중 약 22.7%를 차지하는 수치다. 특히 40대 이하 귀농귀촌 인구 구성비의 경우 귀농 34.2%, 귀촌이 64%를 차지하고 있다. 청년층의 귀농귀촌이 활발한 셈이다.

완주군이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산면에 위치한 귀농귀촌지원센터의 역할이 크다.

정 센터장이 운영하고 있는 완주군 귀농귀촌지원센터는 귀농귀촌을 꿈꾸는 도시민들이 '인생 2막'의 터전을 찾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완주군과 함께 귀농귀촌 홍보와 융화에 힘쓰고 있다. 상담 홍보관 운영과 팜투어, 귀농학교, 박람회 등의 홍보활동을 통해 귀농귀촌 대상자 유입에 노력하고 있으며, 정착한 귀농귀촌인들을 행복 멘토단으로 지정해 예비 귀농귀촌인들의 안정적인 정착도 돕고 있다.

이밖에도 '농촌에서 살아보기',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게스트하우스 생활하기' 등 다양한 정착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활발한 활동 덕분에 여러차례 수상을 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완주군 귀농귀촌지원센터에서 운영한 교육 현장 모습(센터 제공)/뉴스1

정용준 센터장이 설명하는 귀농귀촌 사업의 주요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홍보를 통해 귀농귀촌인을 유입하는 것과 이후에 잘 정착하도록 돕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사람마다 생활 패턴이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센터 직원들이 귀농귀촌인들을 상담할 때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맞춤형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귀농귀촌인들의 지역으로 유입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사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홍보활동을 통해 귀농귀촌인들에게 완주군을 알리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완주군민으로서 지역과 융합해서 스며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획일화되고 일률적인 지침·정책보다 지역적 특색을 살린 지원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재량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농귀촌 뿐만아니라 농촌 지역 활성화를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과 융화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며 "귀농귀촌을 꿈꾸시는 분들에게는 농촌 생활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