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9건 신고' 전북 학폭 급증…중학생 45% 차지

지난해 신고건수만 2538건, 전년도에 비해 22.7% 증가
가해자 2인 이상은 24.9%…학폭심의위 개최 사례는 25.7%

빈 교실/뉴스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임충식 기자 = 전북지역 학교폭력 신고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서거석)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에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건수는 총 253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6.9건의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이는 전년도(2068건)와 비교해 봐도 22.7%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21년(1731건)에 비해서는 무려 46%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접수된 2538건을 유형별로 보면 단순 폭행이 991건(39%)으로 가장 많았고 성 관련 사건이 423건(16%), 따돌림 368건(14%), 언어폭력이 345건(13%), 사이버 폭력이 163건(6.4%), 금품 갈취가 151건(6%), 집단폭행이 97건(3,8%)으로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가해자가 2인 이상인 집단 학교폭력의 비율도 632건으로 전체의 25%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급별로 보면 중학생의 학교폭력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중학교에서 접수된 신고 건수가 1145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했다. 초등학교는 843건(33%), 고등학교는 221건(22%)이었다.

상대적으로 사안이 무겁거나 합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심의위원회의까지 넘어간 사건은 652건(26%)인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528건(30.5%), 2022년에는 415건(20%)이었다.

이처럼 학교폭력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고, 코로나 이후 대면 수업이 재개된 탓으로 분석된다.

정성환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코로나 19 사태 이후 학생 간 접촉이 늘고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학교폭력 신고건수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정성환 과장 등 민주시민교육과 담당자들이 지난 25일 브리핑을 갖고 올해 학교폭력예방 및 사안 관리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뉴스1

이에 도교육청은 올해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학교 폭력 전담조사관' 투입키로 했다. 조사관은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되면 학교를 방문해 해당 사안을 중립적·객관적으로 조사한 뒤 이를 근거로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또 학교폭력전담기구, 사례회의·심의위원회 등 회의에 참석해 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일도 담당하게 된다.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업무·생활지도와 학생 선도 경력이 있고, 사안파악 및 정리 등 역량을 갖춘 퇴직 교원이나 경찰 등을 대상으로 총 100명을 선발한 뒤 학기 시작 전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별로는 전주 35명, 익산 16명, 군산 14명, 정읍 7명, 남원 5명, 김제 4명 등이다.

도교육청과 14개 시군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예방지원센터도 설치된다. 센터는 예방교육부터 사안 처리, 피해 학생 보호, 관계 개선, 법률 서비스까지 학교폭력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게 된다.

학교폭력예방 교육 다양화와 인성교육 강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방관자를 방어자로 전환하는 교육을 학기별 1회 이상 반드시 포함하고, 역할극을 통한 예방 교육도 지속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 생활교육 관련 활동 경력이 있는 교원을 중심으로 예방 교육 강사 인력풀을 구성하고 방어자 교육 중심의 교육자료를 개발해 도내 모든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학교폭력 담당 교사 대체 강사 지원 △학교폭력 예방 지원학교 및 중점학교 확대 △따뜻한 학급 문화 조성을 위한 학급 단위 활동 지원 등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정성환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센터 구축과 조사관 제도 도입은 학교폭력은 사건 처리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교원이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조사관 제도 도입으로 인해 여러 가지 학교현장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교육력 회복과 안전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추진되는 만큼, 제도 안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