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문재인까지 검찰 소환? '사위 특혜채용 의혹' 수사 급물살
의혹 제기 4년 만 강제수사…검찰 "신속 결론"
"전 정권 보복 수사" vs "법 앞에 예외 없다"
- 김혜지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 특혜채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문 전 대통령 소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임명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문 전 대통령을 조사할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역대 대통령 중 전두환·노태우·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등 5명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 검찰 "이상직이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 전 의원과 전 정부 청와대 인사들은 그간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서씨가 취업한 타이이스타젯은 태국의 저가항공사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이 전 의원=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로 결론 지었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자금 71억원을 빼돌려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로 기소돼 오는 24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 이창수 전주지검장 취임 후 수사 급물살
서씨는 타이이스타젯에 2018년 7월 전무이사로 취업했다.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지 넉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서씨 특혜채용 의혹은 지난 2020년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처음 제기했다. 이후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고발하면서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은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입건됐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9월 이창수 전주지검장 취임 이후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이 지검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명확하게 살펴보고 최대한 신속히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에 청와대의 부당한 지시·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수규 전 중기부 차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을 잇따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중기부 관계자 A씨는 검찰에서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공모가 나기 전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회의에는 홍 전 장관 외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조현옥 대통령 인사수석비서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엔 이 전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타이이스타젯 박석호 대표는 검찰에서 "이 전 의원이 직접 프로필을 주며 서씨 채용을 지시했고 서씨에게 월급 800만원과 매월 콘도 렌트비 350만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객관적 증거 확보를 위해 강제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중기부, 인사혁신처, 중진공, 한국벤처투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지난 9일부터 열흘 넘게 세종시 소재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 중이다.
지난 16일에는경남 양산시에 있는 서씨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 문 조사 여부 '관심'…검찰 "현 단계서 밝히는 건 부적절"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년 만에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서자 야당에선 "전 정권을 향한 보복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씨 자택 압수수색 다음 날인 17일 황희·윤건영·박범계 등 문 전 대통령 시절 장관과 청와대 참모를 지낸 의원 30여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이 선거가 다가올수록 도를 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서씨에 대한 압수수색은 그동안의 수사 상황에 기초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적법하게 실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전직 대통령도 법 앞에선 예외일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전임 정부에서 시작돼 계속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오히려 수사 지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 문 전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해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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