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위 특혜 채용 의혹' 수사 확대되나?…검찰, 최수규 전 차관 소환(종합)

약 11시간 조사…이상직 임명 과정에 누가 개입했나 추궁
文사위 채용 대가성 의심…당시 청와대 인사라인 조사 임박

최수규 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특혜 채용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11일 오전 10시 최수규 전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차관(65)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는 이날 오후 9시까지 약 11시간 동안 이어졌다.

최 전 차관은 이 전 의원의 고교 선배이며 2017년 7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차관을 지낸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최 전 차관을 상대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에서 누가 이 전 의원의 채용을 지시했고, 누가 실무를 맡았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검찰은 2018년 3월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이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에 대한 대가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라고 알려진 태국 저가 항공사다.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는 이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이 된 지 넉 달 후인 2018년 7월에 타이이스타젯에 전무로 취업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당시 이 전 의원을 포함해 약 10명이 중진공 이사장에 응모했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가 검증 절차를 거쳐 이 전 의원과 A씨 등 총 3명을 당시 홍종학 중기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이에 홍 장관은 청와대에 이들 3명을 추천했고,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을 최종 낙점, 신임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초 중진공 간부 출신인 A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당시 A씨는 검찰에 "중진공 이사장 후보 3명 중 내 면접 점수가 가장 높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국 떨어졌다는 건 이미 내정자가 있었다는 것 아니겠냐"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직 전 국회의원.(전북사진기자단 공동취재) 2022.10.14/뉴스1 ⓒ News1

이번 수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 인사라인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현옥 대통령 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 등 청와대·중기부·인사혁신처에 근무했던 인사라인을 대상으로 누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중기부, 인사혁신처, 중진공, 한국벤처투자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9일부터 사흘째 세종시 소재 대통령기록관도 압수수색 중이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참고인 조사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기부 관계자로부터 "2017년 말 중진공 이사장 공모가 나기 전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 전 의원이 내정됐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고등법원장이 발부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영장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뇌물 혐의 등이 적시됐다.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에 따르면 대통령기록관의 장은 국회의장 요구가 있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하는 영장이 제시된 경우 10일 이내에 열람이나 사본 제작, 자료 제출 등에 응하도록 돼있다.

검찰은 이 사건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얼개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2017~2019년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들을 임명하기 위해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 이 중 13명에게 사표를 받아 6개 기관, 17개 자리 채용에 불법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월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신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검찰은 이상직 전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중진공 태국지사 직원들이 태국 현지 아파트를 알아보고 국제학교를 리스트를 작성한 정황도 포착했다. 해당 리스트엔 서씨가 자녀를 입학시킨 학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이 끝나는 대로 증거물을 분석하고 관련자를 조사해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경위 등에 대해 규명할 예정"이라며 "뇌물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일관성 있게 필요한 수사를 진행해 온 만큼 법과 원칙, 증거와 법리에 따라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수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씨 채용 특혜 의혹은 지난 2020년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처음 제기했다. 이후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해 전주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