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 전북 책임론’ 희생양 된 새만금 사업…전북도민 또 상처

[2023 전북 10대 뉴스]⑧새만금SOC 예산 78% 삭감…일부 복원에도 사업 차질 불가피

편집자주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올해 전북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SOC 예산 삭감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는 올 한 해 전북을 뜨겁게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해 3일에 걸쳐 나눠 싣는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새만금 잼버리 대회가 막을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북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다름 아닌 기재부의 새만금 SOC 사업(10개 사업) 예산 대폭 삭감 결정.

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관련한 정부여당의 ‘전북 책임론’ 주장이 결국 ‘새만금 국가예산 대폭 칼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북도는 당혹을 넘어 참담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새만금 SOC 예산은 애초 각 사업 관련 정부 부처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6626억원(10개 사업)이 반영됐다. 하지만 기재부 단계(정부안)에서 1479억원으로 삭감됐다. 삭감률은 무려 78%에 달했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10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1단계(62억원),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1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2단계 조성 사업(9억5000만원) 등은 부처안에는 예산이 반영됐지만 기재부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 반영률 0%였다.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부처안 대비 반영률 28%)와 새만금 국제공항(11%), 새만금 지역간 연결도로(2%), 새만금 신항만(26%), 새만금지구 내부개발(25%) 등은 부처 반영 대비 예산이 대폭 줄었다.

새만금 SOC 사업의 상징성을 띠고 있는 국제공항의 경우 부처에서 580억원이 확정됐으나 기재부 단계를 거치면서 66억원만 반영되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했다. 삭감률 89%다.

현 정부 들어 새만금 개발에 대한 확신·신뢰가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전 세계 유수 기업의 대규모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정 당국의 균형 잃은 예산 편성은 국책사업인 새만금 개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커졌다.

전북도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행정 기관 상 정부 부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전북도는 기재부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을 이어갔다. 도의회와 시민사회, 중앙·지방 정치권, 애향 단체, 일반 도민들은 예산 복원을 위한 단체 행동에 나섰다.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등은 단식과 삭발투쟁을 단행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전북의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새만금 예산 원상복원을 위한 농성을 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특히 지난 11월7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전북인 5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새만금 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대회는 전북지역 시민사회 단체와 정치권, 도민 등이 함께한 ‘새만금 비상회의’ 이름으로 진행됐다.

전북에서만 약 3000명 이상(버스 160대)의 인원이 참여했고 경기, 인천, 서울 등지에 거주하는 전북인 2000여명도 국회에 집결해 새만금 예산 삭감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했다. 또 정상화를 촉구했다.

그 사이 정부여당은 SOC 사업 중심 새만금 개발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MP) 재검토, 적정성 평가 등을 재추진하기로 해 도민들의 원성을 샀다. 관련 사업을 중단하기 위한 명분 마련용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예산 타협 과정에서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전북도민의 예산 정상화 염원 목소리와 야당 정치권의 협조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둬내는 듯 했다. 다만, 국제공항 예산은 반영되지 않을 것이란 동향이 지역으로 전해졌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공항을 뺀 나머지 전북 예산 복원 가능성 소문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고 사실과 다르다. 동의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21일 국회는 내년도 예산안 합의안을 처리했다.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3017억원 증액 결정됐다.

이로써 최종 확보된 새만금 SOC 관련 예산은 애초 반영액(정부안) 1479억원을 포함해 총 4513억원으로 일부 회복됐다. 기재부 삭감 전 부처반영액 6626억원과 비교하면 2113억원(32%)이 미반영 된 규모다.

공항 예산은 56%가 증액 결정됐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아쉽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최상의 결과는 아니었지만 최악은 면했다”고 자평했다.

공항 등 주요 SOC 사업은 국토부의 적정성 재검토 결과가 나오는 6월(이르면) 이후에야 예산 집행(사업 추진)이 가능한 만큼 이들 사업의 차질은 일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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