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위 채용특혜 의혹' 4곳 압수수색…4년여 만 결론나나(종합)

중소벤처기업부 등 압색…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임명 배경 초점
홍종학 전 중기부장관 등 부당 개입 의혹…檢 "신속 수사해 결론"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사위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취업특혜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2021.9.7/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채용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4년여 만이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13일 오전 9시30분부터 세종시 소재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인사혁신처, 경남 진주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본부(중진공)와 공단의 서울 사무소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이날 오후 5시 넘어 현재까지 진행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은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가 2018년 6월 타이이스타젯 고위 임원으로 취업한 것과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그해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이스타젯은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국회의원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태국 저가 항공사다.

이 같은 의혹은 2020년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이 제기했다. 이후 2021년 12월 시민단체 '정의로운 사람들'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문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이 이 전 의원 실소유주임을 우선적으로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지난 4월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배임) 혐의로 이 전 의원과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를 구속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이 전 의원과 문 전 대통령 당시 청와대 인사들은 "이스타항공과 타이이스타젯은 무관하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검찰은 배임과 관련,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 본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서씨가 타이이스타젯 본사가 있는 태국에 머물 때 거주한 콘도 월세 비용 등이 포함돼 있는 타이이스타젯 비용 지출 내역서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서씨 채용 특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가 수년째 지연되면서 일각에서는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14일 전북 전주시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전북사진기자단 공동취재) 2022.10.14/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검찰은 서씨 채용 특혜 사건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얼개와 비슷하다고 보고 2018년 당시 홍종학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청와대·인사혁신처 등이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19년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이 박근혜 정권 때 임명된 환경부 산하 기관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한 뒤 이 중 13명에게 사표를 받아 낸 후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들을 임명하기 위해 6개 기관, 17개 자리의 채용에 불법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대법원은 지난 1월27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신 전 비서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현재 검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타이이스타젯 사건 관련자 진술과 증거 등을 토대로 문 전 대통령의 뇌물죄 성립 여부 등에 대해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이날 강제수사에 돌입하면서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 대변인을 지낸 데다 성남지청장 시절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 수사를 지휘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한 인물임을 고려하면 타이이스타젯 채용 특혜 사건도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실제 이 지검장은 지난달 20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문 전 대통령 뇌물죄 사건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신속하게 수사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주지검 관계자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