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총 들이민 편의점 강도…번역기로 "돈 내놔"(영상)

2분 대치 끝에 직원 50여만원 건네

21일 오후 7시 전북 익산시 남중동의 한 편의점에서 외국인 A씨(30대)가 장난감총을 보여주며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는 장면(전북경찰청 제공)2023.8.22./뉴스1

(익산=뉴스1) 이지선 강교현 기자 = 장난감 총으로 협박한 후 5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익산 편의점 강도 사건'의 범인이 범행 당시 2분여간 스마트폰 번역기를 사용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전북경찰청은 전날 오후 7시께 전북 익산시 남중동의 한 편의점에서 발생한 편의점 강도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긴팔 외투를 입은 건장한 외국인 남성이 등장한다. 계산대로 다가온 이 남성은 콜라 한 병을 편의점 직원 앞에 내려두더니, 다짜고짜 스마트폰 화면을 들이밀었다.

직원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자 이 남성은 외투 안에 감춰둔 총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직원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만지자 신고를 만류하려는듯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는 손짓을 보이기도 했다.

총기를 본 뒤에도 직원이 금전출납기를 열지 않자 남성은 스마트폰 번역기에 또다시 자신의 요구사항을 한참 적었다. '돈을 내놓으라'는 협박이었다.

결국 대치 상황 2분여만에 직원은 금전출납기에 들어있는 현금을 꺼내 이 남성에게 건넸다. 직원이 지폐를 꺼내 주자 이 남성은 남은 현금이 없는지 더 달라는 손짓을 하더니 동전은 받지 않고 허둥지둥 밖으로 빠져나갔다.

처음에 들고왔던 콜라 한 병도 그대로 계산대 위에 둔 채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특공대 등 가용 인력을 동원해 추적에 나섰다. 그리고 3시간 여만인 전날 오후 10시께 익산시 중앙동의 한 거리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A씨(30대)를 특수강도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검거 당시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권총과 소총 각 1정씩 모두 2정으로, 모두 장난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에서 가로챈 현금은 50만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letswi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