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시의원 아내 옷가게-장애인체육회 3천만원 수의계약 의혹 감사

단복 250벌 구매…체육회 "시의원 관련 업체인지 몰라"
장경호 시의원 "책임 통감…판매 대금 전액 반납"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2회 전국어울림생활체육대축전이 익산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익산시 제공)2023.8.16./뉴스1

(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익산시 감사위원회는 장애인체육회와 현직 시의원 배우자가 운영하는 의류업체간 수의계약을 두고 최근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특별감사에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위원회는 장애인 체육회의 감사 의뢰에 따라 각종 의혹에 대해 사전조사를 진행한 뒤 감사위원회에 '특별감사 착수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 특별감사반을 편성해 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별감사반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장애인체육회를 둘러싼 모든 비리 의혹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장애인체육회는 지난 6월9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전국 어울림 생활체육대축전'에서 장 의원 배우자가 운영하는 골프웨어 업체에서 단복 250벌을 구매했다. 1벌당 13만1600원으로 총 3290만원어치다.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은 추정가격이 2000만원 이하일 경우에만 가능하지만, 여성 기업인 경우에는 2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일 때에도 할 수 있다. 장 의원 배우자 업체는 장애인체육회와 수의계약 한 달 전인 지난 5월 여성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를 두고 장애인체육회의 예산심사를 맡고 있는 익산시 기획행정위원장으로서 장 의원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법은 공공기관과 그 공공기관을 감사 또는 조사하는 지방의회의원(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포함)간 수의계약 체결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 직전 장 의원 배우자 업체가 여성기업 인증을 받으면서 법망을 피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아내 매장에서 납품된 사실을 알지 못했고, 여성기업 인증과 해당 의혹과는 무관하다"며 "어떠한 외압을 행사하거나 사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장 의원은 "시의원으로서 변명의 여지 없이 전적으로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며 "판매된 단복에 대해서는 환수 조치가 불가피해 판매 대금 전액 반납하고, 시의회 윤리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도비가 편성됐고, 3군데 견적을 받았는데 시간이 촉박해 수의계약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여성 기업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업체와 계약을 했을 뿐 현역 시의원 배우자의 업체인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함경수 익산시 감사위원장은 "시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최근 불거진 의혹에 대해 전면적인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혹에 대한 내용을 총망라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