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 총파업 참여' 전북 의료현장 큰 혼란 없어…"장기화될까 걱정"
오후들어서 한산…환자들 "큰 불편 못 느껴"
병원 측 "파업 영향 미미…상황 지켜봐야"
- 김혜지 기자, 이지선 기자, 강교현 기자
(전주=뉴스1) 김혜지 이지선 강교현 기자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13일 전북 지역 의료 현장에서는 우려할 정도의 의료 공백이나 응급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께 전북대병원 1층 로비. 병원 입구와 실내 곳곳에 보건의료노조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전북대병원지부 노조원 500여명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병원을 떠났다. 파업에 참여한 간호 인력 일부가 빠지면서 오전에는 병원 접수·수납 창구 앞은 환자들로 붐볐다. 그러나 오후 들어서는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병원 업무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채혈·채뇨실 업무를 담당하는 병원 관계자는 "어린이병동 등에 있는 채혈실이 본관 채혈실로 통합·운영되면서 오전에는 대기줄이 평상시보다 길었다"며 "오후에는 환자들도 많이 빠졌고,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획상 파업이 내일까지이지만 만에 하나 장기화되면 남아 있는 인력의 업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진료 과목 대부분은 간호 인력이 줄어 지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료를 받으러 온 이모씨는 "파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은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오늘 오후 2시30분 예약 진료인데 오래 기다리지 않고 치료를 받아 큰 불편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북대병원은 외래 진료와 필수 유지 업무인 응급실, 중환자실은 정상 가동하고 불가피한 검사나 수술, 병동 운영은 축소·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수술실은 응급·중환자 위주로 75% 운영하고, 경증환자에 대해서는 일정을 연기했다. 일부 환자들에 한해서는 전원이나 조기 퇴원 조치해 병동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애초 다른 병원으로 전원이 계획돼 있거나 퇴원이 예정된 환자를 제외하고, 이번 파업때문에 전원 또는 조기 퇴원시킨 환자는 현재까진 없다"고 했다.
전주 예수병원과 익산 원광대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버지와 함께 예수병원에 방문한 윤모씨(60대)는 "정기적으로 병원에 오는데 크게 붐비지 않아 사실 파업하는 줄 몰랐다"며 "평소와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입원 환자 김모씨도 "(파업한다는 내용을) 뉴스로만 봤고 병원으로부터 따로 안내받은 사항도 없다"고 했다.
예수병원 관계자는 "인력이 대거 빠져나간 게 아니라 아직까지 파업 영향은 미미한 편"이라면서 "진료과목에 따라 대기가 길어지는 경우도 있고, 내일(14일)은 상황이 또 달라질 수 있으니 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도 "의료인력 1200명 중 70~8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해 업무에 큰 지장은 없는 편"이라며 "기존대로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월27일 전국 동시 쟁의조정 신청 후 이튿날인 28일부터 7월7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찬성률 91.63%를 기록해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불법의료 근절과 의사 인력 확충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배정 및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코로나19 당시 헌신한 의료종사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코로나 전담병원의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총파업에 참가하는 도내 의료 기관은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정읍아산병원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진안군의료원 등 총 7곳이다.
전북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10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노조는 총파업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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