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전북대병원 노조원 500여명…출정식 갖고 서울 상경

보건의료노조…오늘부터 총파업 돌입
전북 보건의료노조 "국민건강 지키고 의료현장 바꾸기 위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북본부 관계자들이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 본관 앞에서 총파업 출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7.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 "환자와 보호자 여러분, 우리는 의료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3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8시20분께 전북대학교병원 본관.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전북대병원지부 노조원 500여명이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노조는 "오늘부터 19년만에 역사적인 산별총파업에 돌입한다. 총파업 투쟁에 따른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병원 측에 환자이송 등 대책을 요청했다"며 "특히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 등 환자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인력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의료대란을 일으키는 불법파업이 아니라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합법파업"이라며 "지금의 의료현장이 의료대란 그 자체다. 인력이 부족해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사망하고,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를 살려낸 공공병원이 토사구팽 당해 고사직전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의료 대란"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각자 위치에서 노력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요구에 대한 노사간 의견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진전된 내용이 없이 파업을 맞이하게 됐다"며 "우리는 의료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며, 파업에 동참하는 우리도 마음이 편치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건강을 지키고 의료현장을 바꾸기 위해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며 "서울에 가서 우리에 뜻을 전하고, 하루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로 향하는 대형버스에 올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총파업이 실시된 13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병원 로비에 파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7.13/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월27일 전국 동시 쟁의조정 신청 후 다음날인 28일부터 7월7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91.63%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들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적정인력 기준 마련과 업무범위 명확화 △불법의료 근절과 의사 인력 확충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대 5 배정 및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코로나19 당시 헌신한 의료종사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코로나 전담병원의 회복기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전북도와 보건의료노조 전북지부 등에 따르면 총파업에 참가하는 도내 의료 기관은 △전북대병원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정읍아산병원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진안군의료원 등 총 7곳이다.

전북에서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노조 파업으로 인해 일부 진료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북대병원은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필수의료가 붕괴되지 않도록 응급환자와 중환자 중심의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수술실의 경우 응급과 중환자 위주로 75% 운영한다. 병동은 전원이나 퇴원이 가능한 환자는 조기 퇴원을 유도해 축소·통합했다.

이외에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계획이나 예약 진료상황 등을 실시간 문자 안내문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전북도 등도 현장점검과 상황실을 운영해 보건의료노조 파업 종료 시까지 발생할 의료 공백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도내 응급의료센터·기관 20개소에 대한 비상진료체계 유지 △병원급 의료기관 50여개소와 보건기관 180여개소 진료 시간 연장 운영 등이다.

도 관계자는 "비상진료대책 상황실 운영을 통해 파업으로 인한 도민 의료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