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삼겹살 1만원…'바가지' 대신 '착한가격' 빛난 무주산골영화제
무주군 "MZ세대·여성 겨냥…주류도 3000원 통일"
'1박2일' 영양 축제 과자 7만원 등 '바가지' 논란
- 김혜지 기자
(무주=뉴스1) 김혜지 기자 = 지역 축제가 열리는 전국 곳곳에서 시가보다 비싼 음식값을 매겨 '바가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전북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모든 음식 판매 가격이 최대 1만원 이하로 책정돼 눈길을 끌었다.
11일 무주군에 따르면 지난 2일 무주읍 등나무운동장 일대에서 개막한 제11회 산골영화제가 같은 달 6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축제 기간 간식 부스(공간)를 운영한 업체 7곳은 삼겹살과 수제 소시지, 김밥, 떡볶이 등 메뉴 30여 개를 선보였다. 판매 가격은 모두 1만원 이하였다.
500㎖ 식혜가 1500원, 20㎝ 길이 수제 소시지와 야채가 들어간 샌드위치는 3000원 등이다. 제일 비싼 메뉴도 1만원을 넘지 않았다.
지름 26㎝짜리 접시에 숙주나물을 곁들인 삼겹살과 수제 떡갈비에 야채를 얹은 왕떡전 등은 1만원에 팔렸다.
앞서 무주군은 지난달 1일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영화제 기간 간식 부스를 운영할 업체를 공개 모집했다. 가족 단위와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를 겨냥한 메뉴 개발과 음식 단가 1만원 이하 책정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참여 업체 7곳 모두 주류 가격은 3000원으로 통일했다.
무주군 관계자는 "그간 산골영화제를 찾는 사람 대부분이 젊은 세대와 여성이어서 매년 음식 가격은 1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며 "최근 타 지역 축제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 산골영화제 음식값이 상대적으로 '착한 가격'으로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음식값 외에 환경 문제에 신경을 썼다. 축제 기간 중 6월5일이 '환경의 날'이어서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사용을 의무화했다고 무주군은 전했다.
그 결과 올해 산골영화제 기간 배출한 쓰레기양은 하루 평균 5톤으로 지난해(10톤)보다 절반이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간식 부스 참여 업체 7곳은 축제가 끝난 뒤 각각 50만원씩 모아 무주군에 총 35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황인홍 무주군수는 "오는 9월 열리는 반딧불 축제에서도 관광객들이 맛있는 먹거리를 실컷 즐기면서도 가격에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방영된 1박2일에서 가수 김종민 등 출연자들은 지난달 경북 영양군에서 열린 '산나물축제'가 한창인 영양 전통시장을 찾았다. 해당 방송에서 한 상인이 옛날 과자 1.5㎏ 한 봉지를 7만원에 판매해 '바가지' 논란이 일었다.
올해 3월 열린 경남 '진해 군항제'에서도 통돼지 바비큐 5만원, 해물파전 2만원 등을 받아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끝난 전북 남원 '춘향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다.
지역 축제마다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강원 남대천 일대에서 열리는 강릉단오제 주최 측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표 음식인 감자전 2장은 1만2000원, 막걸리 '단오주' 1병은 6000원으로 각각 정했다. 분식 부스에서는 어묵과 떡볶이 등 음식 가격을 공시하도록 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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