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팀 감독 공모 하루 만에 삭제한 전주시…이유는?

초·중·고 감독 경험 두고 전주시, 전주시의회 입장 차
전주시 “문호를 넓혀야 한다”…의회 “역량강화 위해 폭 줄여야”

전주시청 전경/뉴스1

(전주=뉴스1) 임충식 기자 = 전주시 배드민턴 감독 모집공고가 단 하루 만에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창단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초대 감독이 누가 될지 주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인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전북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0일 배드민턴팀 감독 공개채용 공고를 냈다. 하지만 해당 공고는 다음날 바로 삭제됐다. 같은달 16일에는 공고를 취소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공모 취소 이유는 감독 자격 기준이었다. 지원 자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민원이 접수되면서 부득이하게 내리게 됐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지원자격을 두고 많은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 내용이 합리적이라고 판단, 부득이하게 공개모집 공고를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취소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지난 3월22일 배드민턴단 창단을 포함한 '전주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전주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주시와 의회 간 의견차가 발생했다.

당시 전주시는 기존처럼 운동부 창단과 관련된 포괄적인 부분은 조례안에 담고, 감독 선발 등 구체적인 사항은 규칙에 담아 의회에 상정했다. 그러나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는 감독 선발에 대한 부분도 규칙이 아닌 조례안에 담을 것을 요구했다.

감독 자격 기준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전주시는 기존대로 초중고, 대학 또는 실업팀에서 3년 이상 해당종목 지도 경력이 있는 사람 등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이 직장경기부의 감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시의회는 '초중고' 부분을 삭제하고, '대학 또는 실업팀에서 3년 이상 지도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기를 요구했다. 당시 A의원과 B의원은 “대학 또는 실업팀에서 감독이나 코치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으로 폭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전주시에 수차례 요구하기도 했다. 팀 역량강화 차원에서 폭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해당 조례안은 결국 시의회의 요구에 따라 수정가결됐고 본회의를 통과했다.

조례안에 포함되면서 감독 선정에 대한 부분도 의회의 승인을 받게 됐다. 규칙은 전주시에 전권이 부여되지만 조례에 포함될 경우 의회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조례안 통과로 배드민턴팀 창단작업에 본격 나선 전주시는 지난 5월10일 감독 공개채용에 나섰다. 하지만 공고가 나가자마자 ‘초중고’가 빠진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이 접수됐고, 내부 논의를 통해 결국 공모글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초중고를 제외하면서 발생한 민원으로 인해 결국 공모를 취소했고 감독 선임 절차를 중단했다”면서 “내부 회의에서도 많은 사람이 감독 공모에 참가해서 인사위에서 적절한 사람을 고르는 게 최선이라고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시는 의회의의 소통을 통해 감독선임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9월 개최될 예정인 월드시니어 대회에 맞춰 배드민터팀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지만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면서 “의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설득작업을 통해 예정대로 배드민턴팀이 창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4ch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