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던 베테랑 경찰의 눈썰미…소중한 20대 생명 살려
고창서 아산파출소 최광표 경위 퇴근길
저수지 인근에 차 두고 사라진 20대 발견
- 이지선 기자
(고창=뉴스1) 이지선 기자 = 지난 4일 오후 6시55분께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한 도로.
고창경찰서 아산파출소에서 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최광표 경위(59)의 눈에 한 남성이 걸어가는 모습이 들어왔다.
이미 해가 기운 시골길은 어둑했고, 운전대를 잡고 있었던터라 확실하진 않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인상착의였다. 최광표 경위는 차의 속도를 줄이고 그의 뒤를 자동차 불빛으로 비췄다.
힘없이 걷는 남성의 손에는 노끈이 들려있었다. 남성은 차가 멈춰서자 자리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최 경위는 곧바로 그가 경찰이 찾고 있던 실종자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최 경위가 낮에 잘 봐뒀던 사진 속 모습이었다.
최 경위는 그 자리에서 112상황실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수색 중인 요구조자를 발견한 것 같다"고 재빨리 상황을 알렸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3시8분께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A씨(28) 가족의 신고를 접수하고 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다. A씨의 승용차가 발견된 곳은 고창군의 한 저수지 인근. 경찰은 차 주변부터 반경을 넓혀가며 수색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수색을 이어가던 도중 해당 저수지에서 한참 떨어져있는 도로에서 최 경위가 A씨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결국 퇴근 중이던 최 경위의 적극적인 대응 덕분에 경찰은 A씨를 찾아 무사히 가족에게 인계할 수 있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경찰서 관계자는 "빈 차 안에서 위험한 상황임을 직감할 수 있는 물품들이 나와 애가 타는 상황이었다"며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최광표 경위가 어두운 퇴근길에도 주의를 기울인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무사히 구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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