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코치 "연인관계였다" 주장에… 참았던 울음 터트린 신유용씨

재판 지켜본 피해자 신유용씨, 혐의 부인하는 피고인에 분노
2차 피해 우려에 “가해자 처벌 받을 수 있도록 힘 낼 것”

4일 오전 전북 군산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열린 '신유용 성폭행 사건' 첫 공판에 참석한 피해자 신유용씨(왼쪽)와 이은의 변호사가 재판 후 기자들에게 심경을 밝히고 있다. 신씨는 "가해자의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면서 분노했다. 이날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해덕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A씨(35)는 "연인 사이다"면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2019.4.4/뉴스1 ⓒ News1 임충식 기자

(군산=뉴스1) 임충식 기자 =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방청석 맨 앞자리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신유용씨(24·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가해자인 코치 A씨(35)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때에도, 피고인석에 앉아 혐의를 부인할 때에도 평정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보석신청 심리과정에서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16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를 성폭행하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피고인에게 보석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은의 변호사의 발언이 자신의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신씨는 4일 오전, 늘 자신의 곁에서 힘을 줬던 이은의 변호사와 함께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군산을 찾았다.

신씨는 24살이란 나이에 스트레스성 류마티스 관절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병원치료를 받기 전에는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모두 A씨를 고소한 이후에 발생한 증상이었다.

이런 상태에서도 군산행 기차에 몸을 실은 이유는 단 한 가지 ‘혹시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았을까’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감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으로 끝났다.

이날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해덕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A씨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의 변호인은 “입맞춤 등 성추행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성폭행을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앞서 입맞춤을 한 뒤에 둘의 관계가 가까워졌다. 스킨십도 자유롭게 하는 등 연인과 같은 관계로 발전했다”면서 “성관계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석까지 신청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의 우려도 없다. 특히 부양해야할 자녀가 3명이나 된다”면서 “지금 자녀를 돌보는 피고인의 모친이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보석신청을 받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검찰과 이은의 변호사는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피고인은 16살에 불과한 누군가의 소중한 자녀였던 피해자를 폭행, 성폭했다”며 “게다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적용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보석신청을 인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신유용, 이은의 변호사가 4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기자들에게 심정을 밝히고 있다. 이날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해덕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A씨(35)는 "연인 사이다"면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 부인했다ⓒ 뉴스1

신 씨와 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신씨는 “피고인을 보자마자 가슴이 턱 막혔다. 몸에 힘이 빠졌다”면서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왔는데,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 변호사님의 말이 내 마음을 전달한 것 같아 울컥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새벽에 기차를 타면서 ‘혹시 구속 수감되면서 많이 반성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기대를 했었다”면서 “하지만 여전했다. 뻔뻔함에 화가났다. 답답한 심정이었다”고 분노했다.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면서 증인으로 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피고인이 자신의 저지른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내겠다”면서 “앞으로 있을 재판에도 꼭 참석할 예정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은의 변호사는 “강제추행한 뒤 연인관계로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느냐”면서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자가 다시 법정에 증인으로 서야하는 등 2차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고 분노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4월18일에 개최된다. 신씨와 이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A씨는 2011년 8~9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신유용씨를 자신의 숙소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당시 신씨는 A씨가 지도하던 유도부 제자였으며, 16세에 불과했다.

A씨는 또 성폭행 범행에 앞선 7월 전지훈련 숙소 모텔에서 신씨에게 입맞춤을 하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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