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선거사범, 남편은 경찰관

진안 우체국 직원, '6.4선거 돈봉투' 혐의로 고발
주민에게 건네는 모습 CCTV에…남편은 현직 경찰관

(진안, 남원=뉴스1) 박효익 기자 = 14일 진안선거관리위원회에 다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이 근무하는 진안의 한 우체국 안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선관위는 A씨가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주민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는 제보를 받고 우체국 안에 설치된 CCTV의 녹화영상을 확보했다.

영상에는 A씨가 각기 다른 후보의 명함 2개를 주민 예닐곱명에게 꺼내 보이며 설명하는 모습과 주민들에게 돈봉투로 보이는 봉투를 건네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당일은 토요일로 우체국이 운영되지 않는 날이다. A씨와 주민들 외에 다른 우체국 직원의 모습은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우체국은 별정 우체국으로 우체국장을 비롯해 직원이 3명에 불과하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운영되는 우체국이어서 A씨가 주말에도 우체국에 임의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전주지방검찰청은 A씨가 실제 특정 후보들을 위해 주민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이들 후보와의 관련성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은 현재 남원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지구대 직원들은 범죄신고 접수 시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초동조치를 한다. 선거사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전투표가 실시된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 동안은 특히 현장 확인을 하는 지구대의 역할이 컸다.

전북지방경찰청은 6·4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대비해 '24시간 선거사범 단속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선거는 끝났지만 당선사례 등에 대한 단속을 위해 '24시간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이 이달 20일까지 운영된다.

전북경찰청은 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전북지역 전 경찰서에 '24시간 선거사범 수사상황실'을 설치했다. 특히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선거사범 수사전담반' 인원을 기존 122명에서 188명으로 늘렸다. 또 전 경찰관의 첩보수집 활동을 한층 강화해 철저한 단속과 사법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whick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