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불명인 표석 수놓은 국화 4030다발…4·3 추모 나선 대학생들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나흘 앞둔 3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일대에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들이 각 표석 앞에 국화 한 다발을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5.3.30/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나흘 앞둔 3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일대에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들이 각 표석 앞에 국화 한 다발을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5.3.30/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대학생들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30일 오전 찾은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행방불명인 희생자들의 개인 표석이 모여 있는 이곳을 찾은 건 다름 아닌 대학생들이었다.

나흘 뒤 4·3 희생자 추념일을 앞두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 100여 명이 뭉쳐 단체봉사에 나선 것이다.

위령제단 참배를 마친 대학생들은 한 명씩 흩어져 각 표석 앞으로 가 국화 한 다발을 조심스레 꽂기 시작했다. 모양새가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주변에 쓰레기는 없는지 몇 번이나 살폈다.

그렇게 이날 오전 행방불명인 표석에 수놓인 국화만 총 4030다발.

4·3 희생자 추념일 직전 주말을 맞아 제사를 지내러 온 유족들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유족 김모 씨(75)는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면서 "슬프고 외로운 날이지만 덕분에 마냥 슬프지도 외롭지도 않다. 정말 고맙다"고 했다.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나흘 앞둔 3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일대에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들이 각 표석 앞에 국화 한 다발을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5.3.30/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나흘 앞둔 3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 일대에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들이 각 표석 앞에 국화 한 다발을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5.3.30/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대학생들은 4·3 희생자 추념일이 있는 다음 주 한 주간 '4·3 알리기'에도 나선다.

캠퍼스 곳곳에 4·3 희생자 추모 현수막과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4·3 사진전과 4·3 유적지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인문대학과 전북대, 강원대, 순천대, 한밭대, 군산대 등도 동참하기로 했다.

김지완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이렇게 봉사활동을 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사실 대학생들에게는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할 계기나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이 봉사활동을 계기로 많은 것을 느끼며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봉사를 주최한 제주4·3평화재단 관계자는 "매년 전국 대학생들이 4·3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함께 해 줘서 감사하다"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대학생들의 당당한 발걸음은 미래 4·3 해결의 주역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77주년 4·3 희생자 추념일을 나흘 앞둔 30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 행방불명인 표석(총 4030기) 일대에서 제주대학교와 제주한라대학교 학생들이 각 표석 앞에 국화 한 다발을 꽂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5.3.30/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