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탄핵 정국' 풍자화 자진 철거…제주 곳곳서 게릴라 전시
추가 작품 10점 더 들어와…尹 퇴진 집회에서도 게시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정국 등 일련의 사태를 풍자한 대형그림들이 철거됐다.
그림을 설치한 김승민·현유정·김강훈·김정운 작가 등 제주 청년작가 4명은 전날(9일) 오후 제주시청 앞 도로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가 끝난 직후 그림들을 스스로 내렸다.
그림은 총 네 점이다. 한 그림에는 윤 대통령이 독재자 히틀러 수염을 한 채 나치 독일 상징과 국민의힘 로고가 달린 말을 타고 계엄 깃발을 들고 달리고, 한 대표는 말고삐를 잡고 매달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벌거벗은 윤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한 대표에게 왕관을 전달하는 그림도 있다. 또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 대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긴 그림과 시민들이 손에 든 촛불이 모여 큰불을 만든 모습이 담긴 그림도 내걸렸다.
작가들은 지난 8일부터 9일 새벽 사이 이 그림들을 설치했다.
제주시청과 관할 동사무소는 그림들을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철거할 예정이었다. 관련법상 지정된 게시대에 걸지 않은 현수막은 원천적으로 불법이다.
작가들은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가 진행에 맞춰 작품을 다시 설치할 예정이다.
또 동료 작가들이 보내온 작품 10점과 기존 4점을 더해 도내 곳곳에서 게릴라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김승민 작가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아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해당 사태는 권력의 욕망으로 동족 살해의 거대한 폭력이 내재한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음을 모으고 목소리를 내주실 분들이 있으면 같이 뜻을 모아달라"며 "개인의 목소리가 아닌 시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ks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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