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왕관 건네는 尹'…제주시청 정류장에 걸린 풍자화

제주 청년작가 4명 그림 4장 설치…동사무소 "철거 예정"

9일 오전 제주시청 버스 정류장에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풍자하는 도내 청년작가들의 풍자화가 걸려있다.2024/12.9/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고동명 기자 = 9일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탄핵정국 등 일련의 사태를 풍자한 대형 그림이 내걸렸다.

그림을 건 이들은 김승민·현유정·김강훈·김정운 작가 등 제주 청년작가 4명이다.

강모 작가와 현 모 작가는 전날(8일)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 4장의 그림을 걸었다.

'계엄' 깃발을 든 윤 대통령이 말을 타고 달리는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끌려가는 모습이다. 이 그림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있다.

또 다른 그림은 윤 대통령, 김 여사, 한 대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벌거벗은 윤 대통령이 무릎을 꿇은 한 대표에서 왕관을 전달하는 그림도 있다.

나머지 한 그림은 시민들이 손에 든 촛불이 모여 큰불을 만든 모습을 표현했다.

9일 오전 제주시청 버스 정류장에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을 풍자하는 도내 청년작가들의 풍자화가 걸려있다.2024/12.9/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김 작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을 통해 "윤 대통령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투표조차 성사되지 않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해당 사태는 권력의 욕망으로 동족 살해의 거대한 폭력이 내재한 끔찍한 일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회에 나가니 어린 아이들이 목청 터지게 구속하라, 탄핵하라를 외치고 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제주시청과 관할 동사무소는 이 그림들을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이날 중 철거할 예정이다. 정치 상황과 정치인은 풍자한 그림이라 '정당 현수막'에 포함하지만 게시 기간 표시 등 요건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철거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생각했다"며 "마음을 모으고 목소리를 내주실 분들이 있으면 뜻을 모아달라. 작품만 보내주셔도 좋다"며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