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폐업 뒤 스리잡 뛰던 40대 "제주는 '기회의 섬' 됐다"
'탐나는도어' 김종선 대표…신형 작곡가 "제주라서 가능한 일"
제주 재창업 특례보증 통한 사업재기 지원 자금 수혜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현관 중문 제작을 주력으로 하는 '탐나는 도어' 김종선 대표는 2022년 제주를 '기회의 섬'이라 보고 아내, 세 아이와 함께 이주했다.
김 대표는 2011년 경상도에서 학원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았다. 이후 신용회복을 위해 도어 시공, 택시 운행, 대리운전까지 '스리잡'을 하며 재기를 노렸다.
김 대표는 "현관 중문 시공 수요는 점차 늘고 있는데 제주에 제대로 하는 업체가 없었다"며 "중문 한 가지만 하면 힘들다는 말도 들었지만, 중문만큼은 제주에서 우리가 제일 깔끔하게 한다는 입소문이 나서 매출은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른바 '블루오션'을 노린 김 대표의 선구안이 적중했는지 지금은 제주에서 소매만으로 한 해에 500~600건의 의뢰를 처리할 정도다.
사업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위기는 갑자기 찾아왔다.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최근 부산 아파트 단체 거래 잔금 약 7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당장의 인건비 조달부터 막막한 상황에 재창업 특례보증이 동아줄이 됐다.
그는 지난 8월 사업재기 지원자금 2500만원을 대출받아 인부들 인건비를 제때 지급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인부들 돈을 못 주는 게 제일 아픈 일인데 특례보증 덕에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눈을 감으면 파도가 보여. 너의 기억도 저 파도와 같이 점점….'
지난 8월 발표된 인디밴드 '서피 그루브'의 노래 '눈을 감으면 파도가 보여' 가사의 일부다. 이 밴드 구성원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정회원인 신형 작곡가와 그의 아들·딸이다.
신 작곡가는 저작권협회 등록곡만 420여 곡에 달하는 잔뼈 굵은 음악가다. 아이유, 박효신, 화요비 등 수많은 가수와 작업했고, 영화 '방가? 방가!' 음악감독으로 2010년 대종상 영화제 음악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미스트롯2' 등 내로라하는 음악 프로그램 편곡자로도 꾸준히 활동했다.
지난해 제주로 이주한 뒤 온 가족이 함께 시작한 서핑이 자녀들과 결성한 밴드의 영감이 됐다.
그는 "제주가 아니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라며 "가족 모두가 바다에서 아무나 느낄 수 없는 행복을 느끼며 음악을 할 수 있는 이 시간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 작곡가는 지금도 끊임없이 몰려드는 작업 의뢰를 처리하고, 파도가 좋은 날이면 아이들과 바다로 나가며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고 있다.
그는 제주에서 자리를 잡는데 지난 1월 선정된 재창업 특례보증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신 작곡가는 "사업 재기 지원 자금을 대출받아 작업실, 홈 스튜디오로도 활용할 수 있는 지금의 집을 구할 수 있었다"며 "프리랜서다 보니 수입이 불규칙할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재창업 특례보증은 폐업 후 재창업 혹은 휴업 후 영업을 재개한 기업이나 업종을 전환한 기업에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다.업체당 1억원 한도로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고, 보증료는 0.5%로 고정됐다.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재창업 특례보증을 통해 433억원(1281건)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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