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하는 절절한 마음' 금성호 실종자 가족들 사고 해역 찾아

'135금성호(129톤·부산 선적)'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9일 오후 제주항 7부두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사고 해역으로 가는 해경 함정 승선을 기다리고 있다.2024.11.9./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해상 '135금성호' 침몰사고 이틀째인 9일 오후 2시30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7부두.

'재난현장 회복지원'이라는 문구가 붙여진 대형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애타게 가족의 생환 만을 기다리고 있는 135금성호 실종자 가족들이었다.

제주도 지원 숙소가 마련된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서 온 14명, 항공기에서 내린 직후 제주국제공항에서 온 4명 등 모두 18명이 이곳을 찾았다.

저마다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애써 참는 듯 서로 손을 붙잡으면서, 서로 붉어진 눈가를 매만져 주면서 힘들게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었다.

한림항에서 제주항까지 실종자 가족들을 태우고 온 기사 A씨는 "오는 내내 연거푸 한숨 쉬는 소리만 들려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해경 함정을 타고 실종자 수색 현장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안팎. 이들은 20~30분간 현장을 살피고 온 뒤 다시 한림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해경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고를 접한 실종자 가족에게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 가족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구조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35금성호(129톤·부산 선적)'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9일 오후 제주항 7부두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사고 해역으로 가는 해경 함정에 오르고 있다.2024.11.9./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한편 제주어선안전조업국 시스템상 135금성호의 위치 신호가 사라진 때는 전날 오전 4시12분이다. 이후 19분 뒤인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다른 선단 어선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직후 주변에 있던 같은 선단 어선 2척이 135금성호 선원 27명 중 15명(한국인 6·인도네시아인 9)을 구조했지만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던 한국인 A씨(57)와 B씨(54)는 당일 숨졌다. 다른 선원들은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선장 C씨(59) 등 나머지 선원 12명(한국인 10·인도네시아인 2)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부산 선적인 135금성호는 대형 그물을 둘러쳐 주로 고등어떼를 잡는 선망어업 선단의 '본선'이다. 보통 선단은 고기를 잡는 본선 1척과 불빛을 밝혀 고기떼를 모으는 등선 2척, 잡은 고기를 위판장으로 옮기는 운반선 3척으로 구성된다.

현재 해경은 135금성호가 운반선에 한차례 어획물을 옮긴 뒤 다음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그물이 있던 선체 오른쪽으로 기울면서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135금성호(129톤·부산 선적)'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9일 오후 제주항 7부두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채 사고 해역으로 가는 해경 함정에 오르고 있다.2024.11.9./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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