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중 화장실 38%만 장애인 이용 가능"

제주장애인인권포럼 모니터링 결과 "'적합' 판정 단 3곳"

제주시 한 공중 장애인 화장실 안에 청소용품을 쌓아 놓은 모습.(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공)2024.11.6/뉴스1

(제주=뉴스1) 홍수영 기자 = 제주지역 공중화장실 중 38%만 휠체어 이용자, 시각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화장실을 갖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장애인 화장실이 있더라도 공간이 비좁거나 관련 시설이 미흡한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제주지역 공중 장애인 화장실 295곳을 대상으로 접근성 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6일 밝혔다.

포럼의 조사 결과, 제주지역 공중화장실 690곳 중 343곳(49.7%)에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돼 있었다. 행정시별로는 제주시 163곳(57%), 서귀포시 180곳(45%)이었다.

그러나 이들 화장실 중에서도 실제론 장애인이 사용할 수 없는 곳이 16곳(제주시 6곳·서귀포시 10곳)이었고, 계단·기울기 등으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한 곳도 65곳(제주시 37곳·서귀포시 28곳) 있어 장애인이 사용 가능한 화장실 설치율은 38%에 그쳤다는 게 포럼 측 설명이다.

화장실 내부 유효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휠체어 이용자 등이 사용하기가 불편하거나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곳이 133곳(45.1%) 확인됐고, 대변기 측면 공간(93곳), 대변기 손잡이(30곳), 비상벨(214곳) 등이 설치되지 않거나 부적합한 곳도 다수 있었다고 한다.

또 장애인 화장실의 절반 가까이는 시각장애인에게 입구를 알려주는 점자블록(141곳), 점자 표지판(125곳)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권장 사항인 유도블록과 점자 안내판 설치율은 각각 18.3%(54곳), 15.9%(47곳)에 그쳤다.

모든 항목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은 장애인 화장실은 중문보건지소, 안덕보건지소, 발자국 화석관리사무소 등 단 3곳뿐이다. 가장 미흡한 곳은 사라봉공원(정상)으로서 총점 33점 중 10점을 받았다.

최희순 제주장애인인권포럼 대표는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의무 사항만 지키려다 보니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아 오히려 이용하기 어려워진 곳들도 있었다"며 "내부에 청소도구를 보관하거나 방치된 곳들도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gw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