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 검은오름?…"제주 오름 이름 철저히 조사·고증해야"
도의회 '제주 오름 지명 개선' 토론회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 오름의 이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고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문학 박사인 오창명 제주국제대 교수는 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등이 주최한 '제주 오름 지명 문제점과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제주도 오름 이름, 제대로 쓰고 있는가'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현대 지형도에 표기된 제주 오름 이름은 물론, 제주도가 관리하는 '오름 현황'에 등재된 제주 오름 이름 등엔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며 "제주 오름 이름을 조사해 정리한 보고서 등을 보면 제대로 된 조사·고증을 거치지 않고 이름을 지은 게 많고, 그것을 마치 본디 이름인 듯 그대로 베껴 고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이런 잘못은 1950~60년대부터 있었다"며 "우린 오늘날까지 그 잘못된 전철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의 '거문오름'은 2000년대 초반 '검은오름'으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음에도 세계자연유산 등록 때 과거 지형도에 표기됐던 '거문오름'이 사용됐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무악'(戊岳)도 땅이 드러나 있다고 해 과거 '믜오름' '미오름'으로 불렸음에도 '술악'(戌岳) '개오름'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59년 지정 고시된 한자 차용 표기식 이름으로 현재 관리되고 있다.
오 교수는 "이제라도 제주 오름 이름은 전문가의 철저한 기초 조사와 고증, 제대로 된 회의·토론 등을 거쳐 바로잡아야 한다"며 "그 결과는 온오프라인 지형도 등에 널리 표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찬수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역시 '비교역사언어학적 방법에 따른 제주 지명의 새로운 해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제주 지명엔 차자 표기(남의 나라 글자를 빌려 표기하는 방법)의 오해에서 온 오류와 고대어를 현대어로 해석하는 데서 온 오류가 흔히 발견된다"며 전반적인 재검토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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