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11월13일 재개…무효확인 항소심 승소

2025년 12월 시운전 목표

월정리 해녀회와 제주 시민단체 관계자 및 권영길 전 국회의원이 5월19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입구에서 용천동굴 지키기 범국민 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5.19/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와 관련한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무효확인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승소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2행정부는 23일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주민 A 씨 등 6명이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 씨 등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는 하수 처리량을 하루 1만2000톤에서 2만4000톤으로 2배 늘리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내용으로 2017년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고시'를 공고했다.

그런데 A 씨 등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비례의 원칙 위반,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등의 주장을 내세워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에 명백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공공하수도 설치(변경) 고시'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측 주장 중 환경영향평가 부문만 인용, 고시가 무효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환경영향평가는 관련 법률이 개정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세분됐는데 동부하수처리장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이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1심과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와 관련해 1997년 진행한 사전환경영향성검토 절차가 형 개정된 환경영향평가 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준하기 때문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이미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봤다.

관련 법률의 취지를 봤을 때 사전환경영향성검토 절차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에 대한 협의가 이미 완료됐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과 관련한 법 위반이나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신뢰보호의 원칙이나 비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로 동부하수처리장 공사 집행정지 결정도 11월 12일 소멸하고, 공공하수도 설치 고시의 효력이 회복된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오는 11월 13일부터 공사를 재개한다. 시운전 목표는 2025년 12월이다.

좌재봉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도민들의 불편을 조속히 해소하고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6월 공동회견에서 약속한 월정리 주민들과의 상생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상생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동부하수처리장 증설로 해양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류수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수질관리 △해양방류관 연장(1.34㎞) △월정리 연안 생태계 조사 △삼양 및 화북지역 하수 이송 금지 △동부하수처리장 추가 증설 미실시 △법률과 기준 내에서 마을주민 숙원사항 최대한 수용 △용천동굴 문화재구역에 영향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 △투명한 절차 진행으로 신뢰 확보를 약속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