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바람' 올라탄 제주…'4·3 다크 투어'에 문학 세미나도 계획

4·3 배경 '작별하지 않는다' 연계 후속 사업 마련하기로

유럽에서 열린 '제주4·3기록물: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 국제특별전 현장.(제주도 제공)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한강 바람'에 올라탄 제주가 4·3 세계화를 위한 후속 사업 마련에 나선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와 제주 4·3 평화재단은 한강 작가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을 바탕으로 관련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 4·3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후속 작업을 계획 중이다.

한 작가의 최신작이자 본인 작품에 대한 입문작으로 꼽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의 아픔 '4·3'을 배경으로 한다. 지난 2021년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과 그 역사적 상흔을 세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도는 소설 속 유적지에 대한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제주 4·3과 한 작가 소설을 연계한 국제 문학 세미나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주인공 '인선'의 집이 있던 곳은 제주 중산간(해발 200~600m)이다. 평화롭던 중산간 마을은 4·3 당시 군경토벌대에 의해 불타 없어지거나 소개령 이후 재건되지 않아 '잃어버린 마을'이 됐다. 제주엔 이런 '잃어버린 마을'이 109곳 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작가가 수상 후 밝힌 소신이 있는 만큼 관련 사업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와 재단은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에서 '제주 4·3 기록물: 진실과 화해에 관한 기록' 국제특별전을 열고 각국에서 심포지엄도 진행했다.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첫 국외 특별전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이 특별전을 준비해 온 제주도에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그야말로 '낭보'였다.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유럽에서도 화제가 되면서 이번 4·3 특별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한다.

도는 특별전 개막 나흘 전 한 작가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예정에 없던 '작별하지 않는다' 책 전시도 급히 기획했다.

김종민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장은 "사실 준비 일정상 특별전 개막이 늦어졌는데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겹치면서 운이 좋았다"며 "노벨상 수상이 없었다면 행사가 많이 반감됐을 텐데, 수상 소식이 들려오면서 현지 언론은 물론 외국학자들도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 노벨상 수상이 겹쳐 특별전과 심포지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