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재선충병 10년 새 54만→2만그루…방제 성공 이유는?

국립산림과학원, 체계적 전략 수립·사후 관리 등 요인 분석

제주도가 지난 10년간 시행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이 성공모델로 주목받았다./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도가 지난 10년간 시행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에 대해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성공 모델'로 평가했다.

산림과학원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2013년 10월~2014년 9월 제1차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시작으로 2023년 10월~2024년 9월 11차 방제사업까지 시행했다. 이 기간 소나무재선충병 고사목 발생(제거) 현황은 1차 54만 6000그루에서 11차 2만4000그루로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 산림과학원은 2013~24년 제주도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성과를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으며, 그 요인을 분석했다.

산림과학원은 체계적인 방제전략 수립을 이 사업이 성공한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제주도는 정확한 피해 현황 파악을 토대로 구체적인 방제전략도와 방제우선순위도를 작성해 단계별 전략을 수립했다는 게 산림과학원의 설명이다.

'방제전략도'란 피해 상황을 토대로 확산 거점과 집중관리 지역에 맞게 사업구를 구획하고 그에 적합한 방제 방법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한 도면, '방제 우선순위도'는 예찰과 방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구별로 방제 우선순위를 결정해 작성한 도면을 말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피해 상황에 맞는 방제 방법 시행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피해 극심 및 심' 지역과 피해 최외곽 지역에 소구역 모두베기와 소군락 모두베기를 시행했고, 이를 통해 단목 벌채로는 대응이 어려운 비병징 감염목을 제거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비병징 감염목은 겉보기엔 건전한 나무처럼 보이나 이미 재선충에 감염돼 있어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 원인이 된다.

나무주사를 통한 예방접종도 사업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한라산 국립공원 등 주요 보호지역으로의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저지와 집중 피해지역 피해 저감을 위해 나무주사 예방접종을 지속 시행했다.

방제 효과를 높이는 철저한 사후 관리도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주도는 방제목(벌채산물)의 93% 이상을 열병합 발전소 원료, 펠릿, 톱밥, 비료 등으로 활용했고, 피해 임지에 적합한 작업장 개발로 작업 효율성을 높여 재발생률을 줄이고 방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남영우 국립산림과학원 임업 연구사는 "제주도의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성공 사례 분석 결과에서 알 수 있듯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방제전략을 수립하고 방제를 시행한다면 더 많은 지역에서 방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산림청은 지난 11일 제주시 애월읍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에서 성공적인 방제전략 수립을 위한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엔 경북 포항·경주, 경남 밀양 등 특별방제구역 및 피해 극심 지역 13개 시·군 담당자를 비롯해 한국산림기술사협회, 제주대학교,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임업진흥원 등 70여 명이 참석해 제주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피해 극심 지역에 대한 방제전략을 논의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