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밀려드는 크루즈 관광객…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미미'

한국은행 제주본부 '엔데믹 이후 제주 관광' 보고서
"체류시간 늘리고 간편결제·교통수단 편의 개선해야"

중국 첫 13만톤급 대형 크루즈선인 '아도라 매직 시티(Adora Magic City)호' 탑승객들이 지난해 12월28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내리고 있다.2023.12.28./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에 크루즈 관광객이 밀려들고 있지만 당일 관광 특성상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미미한 만큼 이들의 소비 지출을 확대하기 위한 보다 세심한 전략이 필요하단 분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 이유경 조사역의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관광 경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의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입국 방역 조치가 완화된 2022년엔 5%로 미약했지만, 중국인 방한관광이 재개된 2023년엔 41%, 올해 들어선 11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크루즈 관광이 견인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109만 4000명)의 33% 수준인 36만 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3명이 크루즈 관광객인 셈이다. 특히 전체 크루즈 관광객 36만 명 중 82%는 중국인이었다. 이는 전체 중국인 관광객(81만 8000명)의 36%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소비 지출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공.

지난해 기준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지출 경비는 개별 관광객(693달러)의 27% 수준인 188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제주가 여행 중 잠시 들리는 기항지인 탓에 체류시간이 8시간대로 짧은 데다, 크루즈 관광객 대부분이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60대 이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출 항목을 보면 쇼핑 56%, 식음료비(주로 간식류) 27% 등으로서 개별 관광객과 비교했을 때 음식점이나 여가 서비스 사용액 비중이 매우 낮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실정이다.

다만 앞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 경험률이 주변국에 비해 여전히 낮아 소득 증가와 함께 제주 방문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2026년 이후에도 크루즈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이 조사역은 "양적 측면에서의 유치 노력과 함께 소비 확대를 유도할 수 있도록 관광 편의성 개선, 체류시간 확대 노력 등이 필요하다"며 "특히 간편결제와 교통수단 편의성 개선, 기항지 주변 편의시설 개선, SNS 홍보 강화 등을 통해 관광객 지출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