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숲길 탐방로 통제…말벌에 6명 쏘여

3명 병원 이송·3명 현장 응급처치…제주시 "말벌 제거 후 재개방"

제주시 관계자와 제주도소방본부 관계자가 벌 쏘임 사고가 발생한 사려니숲길 탐방로에서 벌집이 있는 나무에 살충제를 살포하고 있다.(제주시청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 사려니숲길을 걷던 탐방객들이 말벌에 쏘이는 사고가 발생해 탐방로가 통제됐다. 제주시는 말벌을 제거한 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20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19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사려니숲길에서 말벌에 쏘였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접수됐다.

신고는 오전 11시 43분부터 오후 1시까지 4차례에 걸쳐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탐방객 4명과 사려니숲길 관리사무소 직원 2명 등 모두 6명이 말벌에 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팔과 머리, 다리 등에 통증을 호소한 60대 A 씨 등 탐방객 3명은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또 손과 허리 통증을 호소한 탐방객 30대 B 씨와 관리사무소 직원 2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받았다.

제주시는 벌 쏘임 사고 발생 후 사려니숲길 탐방로 이용을 통제했다. 벌집이 탐방로에 근접한 나무뿌리 쪽에서 확인되면서 추가 쏘임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제주시는 비가 그친 후 살충제를 살포해 말벌을 제거하는 것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살충제 살포 효과가 없으면 나무를 벌채하고 뿌리를 파내 벌집을 없애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추가 벌 쏘임 사고를 막기 위해 사려니숲길 탐방로를 통제했다"며 "말벌을 제거한 후 다시 개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도내에서 벌 쏘임 사고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사례는 190건이다.

이 중 116건(61%)은 7~9월에 발생했다.

보통 벌은 여름과 가을에 활동이 활발해지는데 이 시기에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에 벌 쏘임 사고가 7~9월 집중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엔 유례없는 폭염으로 벌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10월까지 벌 쏘임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벌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한 행동 요령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활동 시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등 강한 향이 나는 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밝은 계열의 긴소매 옷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벌집 발견 시에는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고, 벌집과 접촉했을 경우 머리 부위를 보호하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대피한 후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벌에 쏘이면 신속히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의 감염 방지를 위해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는 등 응급처치해야 한다.

특히 호흡 곤란, 입술이나 목의 부기, 심한 두드러기나 발진, 구역질,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