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창립 55주년…박우혁 은행장 "제주와의 상생이 제1가치"

"기본에 충실하며 '제주형 비즈니스 모델' 구축하겠다"

박우혁 제주은행장.(제주은행 제공)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박우혁 제주은행장이 '제주와의 상생'을 제1가치로 삼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은행장은 제주은행 창립 55주년 기념일(9월 19일)을 맞아 최근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제주은행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제주 토착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의 신뢰 없인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본에 충실한 흔들림 없는 은행'을 전략 목표로 기초 체력과 조직 효율성을 강화해 나가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제주의 가치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한 '제주형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다음은 박 은행장과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

-창립 55주년을 맞은 소감은?

▶1969년 9월 19일 1개 영업점, 32명 직원으로 시작한 제주은행은 1972년 제주 최초로 거래소에 상장됐고, 현재 31개 영업점에 약 500명이 근무하는 은행이 됐다.

이런 제주은행의 성장과 성공은 제주도민이 만들어 준 결과물이다. 창립 55주년을 맞아 제주은행에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 준 제주도민과 주주들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제주은행의 창립 이념인 '도민을 위한 은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 바르게 생각하고, 빠르게 도전하고, 다르게 성장하도록 하겠다.

-격변하는 금융산업 속 어떤 전략을 모색하고 있나.

▶기술 경쟁력을 가진 테크기업이 금융산업에 진입하고 있고, 인터넷 전문은행도 등장하면서 금융산업에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제주은행이 지켜야 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이라고 판단한다.

제주은행은 우선 중기 전략으로 '기본에 충실한 흔들림 없는 은행'을 전략 목표로 삼았다. 금융업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조달·운용·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성장 밑바탕을 단단히 하면서 조직 기능을 재정렬해 운영 효과성을 제고시키고, 비즈니스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조달 비용 절감, 리테일 영업 확장, 디지털 채널 운영 등으로 거래 고객 수 증가, 디지털 채널 상품 판매율 증가 등 소기의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은행을 넘어 지역은행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 정진하겠다.

19일 제주은행에서 열린 제주은행 창립 55주년 기념식.(제주은행 제공)

-장기 성장 전략이 있다면.

▶제주은행이 지향하는 지역사회 금융은 제주의 성장이 금융을 통해 확장되는 것이다. 앞으로 제주와 상생하는 차별화된 제주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제주가 지닌 환경과 힐링, 추억의 가치 등을 금융 상품과 서비스에 접목하는 시도로 이어질 것이다. 고객 경험의 가치가 금융에도 접목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

나아가 지역사회 가치 성장을 견인하는 '온리 원 뱅크'(Only 1 Bank)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조직의 정체성과 독창성을 확립해 나가고, 조직 가치 차별화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자 한다.

-최근 제주 경제지표가 좋지 않아 어려운 상황일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제주는 산업구조 특성상 다른 지역과 비교해 경제 전반에 특수성이 존재한다.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전국 최저 수준이고,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이어진 경기 불황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음식업·숙박업 등 관광업과 건설업 등에서 심각한 경기 부진을 겪고 있다.

제주은행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금융지원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도내 전 금융기관과 더불어 연체율이 다소 높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금융 지원에 수반돼 발생한 연체인 만큼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은행의 구조·기능적 문제에서 파생된 이슈가 아닌 도내 경기 침체가 주된 이유로 최근 높아지는 건전성 지표는 지방은행의 역할에 따른 상황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지역 내 자금 공급책이라는 지역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

-그간 꾸준히 '커뮤니티 뱅크'(지역 공동체 은행)를 지향해 왔다. 향후 과제가 있다면.

▶제주은행은 제주에 본점을 둔,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제주 토착 기업이다. 지역사회의 신뢰 없인 지속 성장이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제주은행의 사회공헌출연금은 전체 수익의 20% 수준인 약 12억 2000만 원으로서 2021년 이후 매년 10~15%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을 통한 사회적 공헌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장기업 육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고, 도내 3개 공기업과 함께 상생 협력기금을 마련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조선시대 제주 의인 김만덕의 수눌음 정신을 발현한 '김만덕 나눔 적금'을 출시해 제주도민과 함께 기부문화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여기에 고용, 투자, 교육,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주은행은 제주와의 상생을 제1가치로 삼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 단순히 지역에서 영업하는 은행이 아닌 '일류(一流) 커뮤니티 뱅크'란 지향점 아래 지역과 상생, 공존할 수 있는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 변화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면 많은 힘이 될 것 같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