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소재로 친환경에 감성까지 챙기는 행사연출 스타트업, 제주에도 떴다
[재활용 넘어 새활용으로 ➃] 만만한녀석들 제주지사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친환경 행사 연출 브랜드 '테이블타임즈(Table Times)'를 운영하는 만만한녀석들은 2018년 부산에서 첫발을 뗀 뒤 첫 지사를 제주에 냈다.
마이스(MICE·Meetings, Incentives, Conferences, Exhibitions) 산업이 발달해 있고,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 역시 높은 데다 경쟁업체도 전무하다시피한 좋은 공간이 제주였다. 그렇게 지난해 1월 문을 연 만만한녀석들 제주지사는 지난 1년7개월간 온 제주섬을 누볐다.
코리아 커피 위크 제주, 제주 감귤박람회, 제주 책축제, 제주 독서대전, 제주 아로마 페어, 제주 아트&라이프 페스타, 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 서귀포 베라벨 책정원, 카프어(카본 프리 어렵지 않아요) 제주, 이니스프리 나무 임보 프로젝트, 제주청년주간, 제주도시재생주간 등등.
이 공간들을 책임졌던 곳이 바로 이 스타트업이다.
만만한녀석들 제주지사가 맡은 공간에서는 특유의 따스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행사장에서 사용되는 집기나 부스를 모두 나무 소재로 설계하고 있어서다.
우드 캐노피 스테이션, 파레트 진열대 등 테이블타임즈에서 제작한 다양한 조립식 제품 뿐 아니라 버려진 작은 목재들을 직접 압착·가공해 만든 간판, 포토월 등 새활용 제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획부터 제작, 설치, 철수까지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사실 이는 폐기물 없는 행사장을 만들기 위한 오랜 고민의 산물이다.
일회성으로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것들을 대체하기 위해 목재를 택하고, 수선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자원 낭비를 줄이고, 제품 렌탈서비스로 70회 가량 재사용되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지난 6월부터는 행사를 마친 뒤 고객들에게 '친환경 리포트'도 보내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철제를 사용하는 다른 행사와 비교해 얼마큼 탄소를 줄일 수 있었는지를 나무 수, 빙하면적, 풍선수, 자동차 주행거리로 알기 쉽게 수치를 표현한 자료다. 일부 고객들은 일찌감치 내부 성과보고나 외부홍보 마케팅 때 이 자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만만한녀석들 제주지사는 오늘도 회사를 알리는 데 여념이 없다.
김주호 지사장은 "지사가 있는 서울, 인천과 비교하면 제주는 작은 시장일 수 있지만 나름 2개의 시(제주시·서귀포시)가 있는, 제 생각에는 상당히 큰 시장"이라며 "제주 안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지금의 바람"이라고 눈을 빛냈다.
지난 7월부터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마다 제주시 새활용센터와 함께 여는 '마켓 레벨업'도 그 일환이다. 다양한 새활용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작은 축제이자 장터인 이 행사를 정기적으로 연출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차차 늘려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장은 제주지사 자체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거나 최소화하고 있는 제주 축제 추세에 맞춰 친환경세제 생산업체와 함께 제작 중인 '팝업 설거지대'가 대표적이다. 그는 "다회용기를 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제대로 만들어져야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제주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저희의 활동이 제주도가 플라스틱 제로 아일랜드로 가는 데 있어 해답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어떤 하나의 방식으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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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플라스틱 저감과 순환경제 전환을 향한 국제적 노력을 선도하는 '2024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이 오는 26, 27일 제주부영호텔에서 열린다. 포럼을 앞두고 버려진 자원의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새활용'으로 순환경제를 꿈꾸는 제주 기업 5곳을 차례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