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 70년 만에 독도바다서 태극기 '활짝'

독도 수호 앞장선 해녀들 물질 시연행사
50년 전 독도물질 경험있는 60대 해녀도 참여

제주해녀들이 독도바다 물질시연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1950년대 일본에 맞서 독도 수호에 앞장선 제주 해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제주해녀들이 독도 바닷속을 누볐다.

제주도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간 경북 울릉도와 독도 연안어장에서 지역의 어업권과 영유권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 제주해녀들의 발자취를 되짚는 물질시연 행사를 개최 중이라고 밝혔다.

도는 과거 독도에서 물질을 했던 제주해녀들의 염원을 실현하고, 제주해녀의 역사적 가치와 헌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행사에는 총 7명의 제주해녀와 관계 공무원 등 12명이 참여했다.

특히 1970년대 독도물질 경험이 있는 귀덕2리 어촌계 장영미씨(69)와 비양 어촌계 박영실씨(66) 등 2명의 해녀가 50년만에 독도 바다에 입수했다.

참가자들은 독도 앞바다에서 과거 물질방식을 그대로 재현하며 독도어장의 해양생물 다양성 등 해양생태계를 확인하는 시연을 펼쳤다. 또한 울릉도와 독도의 해양문화를 탐방하고 울릉군 도동어촌계 해녀들과 만나 지식과 경험을 공유했다.

행사에 앞서 제주와 경상북도는 2022년 8월 '해양인문 교류 및 섬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독도와 해녀 교류전시 및 해양문화 교류행사 등을 펼치며 3년째 우호를 다지고 있다.

제주해녀들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일본어민에 고용돼 울릉도와 독도어장까지 바깥물질을 나갔다.

1950~1970년대에는 독도 의용수비대와 울릉도 어민들의 요청으로 매년 수십 명씩 독도어장에서 미역과 전복을 채취하면서 대한민국 영토 독도의 영유권 강화에 기여한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제주해녀들은 마땅한 거처도 없이 물이 나오는 물골에서 생활하며 고된 물질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들은 독도 의용수비대와 독도 경비대의 경비활동에 필요한 물품운반, 식수보급, 식량조달 을 도왔으며 독도 시설물 건립에도 참여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해녀들은 "70년전 독도 어장을 부지런히 누볐던 선배 해녀들처럼 너무 벅차고 가슴이 뭉클했다"며 "우리땅 독도를 지키는데 제주 해녀들이 큰 보탬이 됐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오영훈 지사는 자신의 SNS에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갈 수 있는 영토임을 제주 해녀가 재확인 한 것"이라고 밝혔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