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향토일·鄕土日]말고기로 전국 1등…"맛으로 제주관광 위기타개"

말고기 코스 요리 전문 제주시 '영주말가든'
말고기 효능에 매료…"최상의 고기, 맛과 친절이 비결"

편집자주 ...지역마다 특색이 담긴 향토음식과 전통 식문화가 있다. 뉴스1제주본부는 토요일마다 도가 지정한 향토음식점과 향토음식의 명맥을 잇는 명인과 장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향토일(鄕土日)이라는 문패는 토요일마다 향토음식점을 소개한다는 뜻이다.

영주말가든 육회.(영주말가든 제공)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에 다양한 향토음식이 있지만, 전국 어느 곳에서도 맛보기 힘든 음식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말고기다. 제주에서 고려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는 말고기는 1990년대 들어 향토음식의 반열에 올랐다.

1989년 제주 최초 말고기식당이 생긴 뒤 지금은 50여 곳으로 늘었지만, 경주마를 판매하지 않는 제주 공식 인증점은 10여 곳뿐이다. 공항과 가까운 제주시 오라이동의 영주말가든도 경주마가 아닌 제주 토종말인 조랑말만 취급해 인증점으로 지정됐다.

부위별 주문도 가능하지만, 영주말가든의 대표 메뉴는 코스요리다. 코스별로 다르지만 말뼈 엑기스로 시작해 육회, 육사시미, 내장볶음, 특수부위, 갈비찜, 구이, 곰탕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부위별로 납품받는 소·돼지와 달리 말의 경우 뼈부터, 내장까지 한 마리를 통째로 들여와 가능한 일이다.

여러 사업을 하다 2015년 말고기 식당 문을 연 박주연 대표는 말고기의 효능에 매료됐다고 한다. 실제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말고기가 신경통, 관절염, 빈혈에 효험이 있고 척추질환에도 좋다”고 기록돼 있다.

흔하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보니 말고기가 질기고, 비리다는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 그래서 박 대표는 말고기를 먹지 않는 이들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고기뿐 아니라 밑반찬에도 신경을 쓴다. 손님상에 내가는 반찬 주재료는 530평 밭에서 대부분 직접 키운다.

그는 "말고기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이리저리 신경을 많이 썼다. 초밥처럼 먹을 수 있게 내거나 김치를 직접 담그고, 반찬들에도 힘을 주다 보니 생각보다 말고기가 너무 맛있다고 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수년 전 제주에서 말고기 맛을 본 뒤 오직 말고기를 먹으러 여행을 온다고 하는 단골부부가 있을 정도다.

영주말가든 박주연 대표.

영업 비결은 오직 '맛'이다. 박 대표는 "내가 음식에 혼을 불어넣어 내 입에도 맛있어야 손님 입에도 맛있다"고 웃었다.

박 대표는 400여 명이 참가한 전국 음식 경연대회에서 말고기로 전국 최고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소상공인 요리기능경진대회에서 말고기 당근떡갈비와 말고기 육회샐러드, 말뼈 메밀국을 선보여 창작요리부문 금메달과 육류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제주관광협회 외식업분과 위원장을 오랜 기간 역임하다 지금은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박 대표는 본인 식당뿐 아니라 제주관광에 대한 고민도 깊다. '바가지' 논란이 한창일 때는 직접 기획해 제주 외식업 대표 20여 명을 끌고 타지역 상황을 확인하러 다녀왔을 정도다.

최근 바가지·비계 논란 등 제주관광이 위기를 타개할 방법도 결국 맛과 친절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손님이 식당에서 정말 잘 먹었다, 맛있었다 하는 마음을 가지고 나가면 비싸다는 생각을 안 하신다"며 "자랑이 아니라 우리 가게 코스요리도 결코 싼 가격이 아니지만, 손님들은 나오는 음식에 비해 오히려 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뿐 아니라 우리 관광업계가 더 잘해야 하고, 손님들한테 더 친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면서, 늘 최상의 고기를 쓰고 정직하게 장사하면 손님 마음에 제 마음이 전달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기사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