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닭장 같은 곳"…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의 명암
강하영 제주도의원 지적… 道 "현장 확인 후 시설·운영 개선"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전국 최초의 공공산후조리원인 제주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이 최근 정부 혁신 사례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상 시설은 상당히 낙후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하영 제주특별자치도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은 20일 오후 제428회 도의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이 최근 행정안전부로부터 정부 혁신 국내 최초 사례로 공식 선정됐다"며 "공공의료 취약 지역 산모들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소프트웨어는 자랑할 만하지만 하드웨어는 정말 과연 우리가 자랑할 만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3월에 지어진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은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닭장 같은 시설"이라며 "공간이 아주 협소하고 햇빛도 안 비쳐 어두운 데다 창문도 열 수 없는 구조다. 물론 산책할 수 있는 야외 휴게시설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곳에서 24시간 있어야 하는 산모들 마음을 내가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난 당시 우울증까지 겪을 뻔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산후조리원) 옥상에 있는 고장 난 태양광 발전시설을 철거해 정원이라도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예산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마저 들었다"며 "전국적인 모범사례인 만큼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명동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조만간 현장을 방문해 시설 현황과 세부적인 운영 상태 등을 확인하겠다"며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이 제주도가 자랑할 만한 시설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개원 10주년을 맞은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은 매년 200명 이상의 산모가 이용하는 곳이다. 이들 이용자의 절반가량은 이용료가 감면(최대 70%)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다문화가족의 산모, 셋째아 이상을 출산한 산모, 국가유공자 등이다.
서귀포 공공산후조리원 개원 이후 현재 전국엔 총 20곳의 공공산후조리원이 운영되고 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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