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인왕제색도'·김홍도 '추성부도' 등… 제주 넘어온 '이건희 컬렉션'
국립제주박물관 4일부터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
8월까지 기증품 360점 전시… 제주 관련 11점 첫 공개
-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국보·보물 20여점부터 제주와 인연이 깊은 문화유산을 추린 '이건희 컬렉션'이 제주에 도착했다.
국립제주박물관은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이 4일 개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에선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기증품 360점을 3부로 나눠 보여준다. 이 중 72점은 제주 특별전에서 최초 공개된다.
특별전 1부 '수집가의 환대'는 5칸의 책장을 10폭 병풍에 그린 19세기 조선 그림 '책가도'로 시작한다. 이 작품 옆엔 이 회장 기증 공예품으로 구성한 실물 책가도를 구현, 생생함을 더하게 된다.
또 한라산 달빛을 구현한 전시 공간에선 조선시대 목가구와 백자 달항아리의 고고함을 느낄 수 있다고 박물관이 전했다.
2부 '수집가의 몰입'은 국보·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포진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김홍도의 마지막 작품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등이 이를 통해 관람객을 만난다.
또 이 회장 일가가 사랑했다는 토기부터 청화백자에 이르는 우리 도자기의 변천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3부 '수집가의 성심'에선 온 마음을 뜻하는 '성심'으로 만들어 낸 종교적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고려 천수관음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와 국보 '청동방울', 국보 '일광삼존상'이 전시된다.
박물관 측은 최대한 많은 작품을 이번 특별전에서 도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전시기간 중 서화 작품을 계속 교체할 계획이다.
'인왕제색도'는 개막일인 4일부터 이달까지만 전시하고, '추성부도'는 내달 16일부터 8월11일까지, '천수관음 보살도'는 개막일부터 7월 14일까지만 관객을 만난다.
박물관 측은 "360점의 전 작품을 눈에 담기 위해서는 폐막일까지 최소 4번은 박물관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2만 점이 넘는 이 회장 기증품 중 제주와 인연이 있는 작품 11점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다.
조선 19세기 제주 특산 붉가시나무로 짠 반닫이 '제주궤'부터 제주에서 간행한 현존 최고 도서인 '황석공소서', 유배인 정온의 '동계집', 김윤식의 '운양집'을 통해 제주와 관련된 인물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재호 학예연구사는 "서울에서 시작해 지난 4번의 지역 순회전을 통틀어 제주에서 가장 많은 서화와 병풍이 전시된다"며 "평소 제주에서 만나기 어려운 작품들을 엄선해 최대한 많이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8월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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