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사무총장 "제주도, 아세안의 관문 될 것"
[제19회 제주포럼]까으 끔 후은 사무총장 인터뷰
"교류 확대 위해 한국 비자 문제 우선 해결돼야"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까으 끔 후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사무총장이 제주도, 나아가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교류 확대를 위해 비자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제19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 포럼'에 참석 중인 까으 총장은 31일 뉴스1 제주본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하이난이 아세안의 관문이 된 것처럼 제주도도 아세안의 관문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까으 총장은 캄보디아 외교 및 국제협력부 차관, 캄보디아 총리 부속 장관 대행 등을 거쳐 작년에 15대 아세안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동남아 10개국(싱가포르·캄보디아·필리핀·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라오스·미얀마·브루나이)으로 구성된 아세안은 작년 기준으로 6억 7000여만 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세계 '인구 3위'의 거대시장이다.
제주도는 지난 2022년 아세안 10개 국가를 비롯해 인도, 아랍에미리트, 유럽, 미국과의 교류를 확대는 '아세안 플러스알파'를 발표했다. 까으 총장은 제주도의 아세안 플러스알파 정책을 "현명한 생각"이라고 평가하며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를 협력의 섬으로 바꾸려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까으 총장은 "제주도가 아세안 회원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노력하는 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며 "아세안 회원국 대사관들과 접촉해 제주를 투자, 관광, 비즈니스 장소로 홍보하는 것도 (아세안 플러스 알파의 성공을 위한)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제주 포럼에서 지방정부 간 협력 가능성에 대한 흥미로운 대화들을 나눴다"며 "아세안엔 각 도시 시장과 주지사 등이 규칙적으로 만나고 토론하는 포럼이 있어 지방정부들의 성공 사례와 경험, 전문성 등을 교환한다. 오 지사에게도 이 포럼에 참석해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자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까으 총장은 특히 한국의 비자 문제 해결이 아세안과의 교류 확대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까으 총장은 "제주는 무비자 지역이라고 하지만 아세안 회원들은 대부분 서울을 거쳐 제주에 와야 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가 아세안의 관문이 되려면 비자 정책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의 아세안 관광객 유치 역시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비자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세안인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져 해외여행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세안인들은 한국과 제주 방문을 희망하면서도 일본, 홍콩, 중국 하이난 등을 많이 찾는다. 무비자인 하이난은 여행이 수월한 반면, 한국은 비자 신청 과정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서류도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까으 총장은 "한국 정부 측에도 이런 문제를 이미 얘기해 놓은 상황"이라며 "올해 외교 수립 35주년을 맞는 (아세안과) 한국과의 관계가 곧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도 비자 정책을 검토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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