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논란' 제주흑돼지 70%가 비계 많은 2등급…"등급기준 개선"
제주도, 비계삼겹살 대책 발표…"품질관리 강화"
"흑돼지 특성상 사육기간 길어 지방많고 1등급 비율 낮아"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도가 최근 논란이 된 비계삼겹살 대책으로 제주산 흑돼지의 비계를 사육단계에서 줄일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섰다. 제주도는 일반돼지보다 지방이 많은 흑돼지 도체 등급 판정기준 개선을 농식품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현재 흑돼지는 제주에서만 분류하는 기준일뿐 축산물위생관리법상 흑돼지와 일반돼지는 구분이없어 같은 기준으로 등급판정을 받는다. 돼지는 도체중(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상태)과 지방두께에 따라 1+, 1, 2 등급으로 나뉜다.
1+등급은 도체중이 83㎏ 이상 93㎏ 미만, 등지방두께가 17㎜ 이상 25㎜ 미만이다. 1 등급은 도체중 80㎏ ~98㎏, 등지방은 15~28㎜ 사이에서 적정한 비율을 고려해 4가지로 나뉜다. 1+와 1등급에 속하지 않으면 2등급으로 분류하며 80㎏ 미만은 등급에서 제외한다.
그런데 흑돼지는 유전적 특성상 사육기간이 일반돼지(180일)에 비해 10~50일 더 걸려 등지방이 비교적 더 많이 생긴다고 도는 설명했다. 실제 일반돼지 2등급 비율은 53.4%지만 흑돼지는 69.1%가 2등급이다.
도는 흑돼지 등급판정 기준을 도체중 9~13㎏, 등지방두께는 2㎜ 하향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즉 사육과정에서부터 비계비중을 줄이고 1등급 이상 흑돼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행 돼지 등급제도도 소비자가 비계삼겹살을 먹을 확률을 높인다.
돼지의 등급판정은 소비자에게 등급정보가 제공되는 소와 달리 경매단계에만 적용하는 기준이다. 소비자가 소고기처럼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지방과 살코기 비율을 선택할 없는 구조인 것이다.
도 관계자는 "돼지는 소에 비해 처리량이 많아 소와 같은 소비자 등급을 적용하려면 유가공비용이 증가하고 그만큼 소비가격도 상승해 현재 제도를 바꾸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도는 이와함께 식당과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농림축산식품의 돼지고기 품질관리 매뉴얼(겉지방 1cm 이하)을 지켜줄 것을 적극적으로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통단계에서부터 육가공업체가 삼겹살 과지방 부위를 제거한 뒤 납품해 균일한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음식점과 정육점에도 과지방 부위를 확인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민원이 제기되면 적극인 교환·환불로 고객 응대에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제주 양돈농가 257곳에서 사육하는 돼지 54만3540마리 가운데 20.8%(11만3355마리)가 흑돼지다.(2023년말 기준)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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