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삼겹살 재발 막자"…제주 식당들 "우리가 더 잘해야죠"

논란 이후 "이럴 줄 알았다" 손님 항의 잦아져
내국관광객 감소세 속 악재에 업계는 전전긍긍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가뜩이나 고물가 여파 등으로 관광객 감소를 겪는 제주 관광업계와 외식업계가 '비계삼겹살' 논란까지 겹쳐 전전긍긍하고 있다.

8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협회 외식업 분과를 비롯해 일부 회원사들이 비계삼겹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협회 한 관계자는 "최근 회원들끼리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식당 회원사들은 지난해 바가지 논란에 이어 이번 일까지 터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며 "매출 감소도 감소지만 손님들의 항의나 오해가 빈번해져 장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손님들은 비계 논란 이전에는 정상적으로 판매했던 수준의 고기들까지 "이럴 줄 알았다"며 문제삼는 등 항의하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제주 전체 식당 수만개 가운데 협회 회원사는 140여곳이어서 협회 차원에서 대응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회원사만이라도 같은 문제가 없도록 더 조심하고 친절하게 응대하자고 서로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비계삼겹살 사태 이후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소개한 글쓴이가 "일부 댓글에서 '제주에 쓰레기들만 산다'고 하더라. 나름 최선을 다해 장사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걸 느끼게 해드리고 싶은데 제가 무슨 힘이 있겠냐"고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행정당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서귀포시는 논란 직후 관광지 주변 돼지고기 음식점 70여곳을 돌며 농림축산식품부의 품질관리 매뉴얼(겉지방 1cm 이하)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고 외식업 관련 단체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시 관계자는 "식당을 돌아다녀보니 우리는 '억울하다'며 판매하는 고기를 즉석에서 꺼내서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다"며 "대부분 식당들이 그동안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매뉴얼을 따르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7일 기준 406만6387명으로 지난해 442만7505명에 비해 8.2% 감소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