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인미상 건물 흔들림 신고 때 '핵실험 감지 공중음파' 3번 포착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음파관측소서 2분새 세차례 감지
북한 4차례 핵실험 당시 고성·제주 등 8곳서 공중음파 포착

제주소방안전본부 전경(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최근 제주에서 원인 미상의 건물 흔들림 신고가 빗발쳤을 당시 기록된 지진은 없었지만, 대기 상에서 '공중 음파' 신호가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에 따르면 땅 흔들림 신고가 접수되기 시작한 지난 4월26일 오전 10시 17분부터 19분까지 제주 대기 상에서 공중 음파 신호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음파 발생 위치는 정확히 특정되지 않았으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음파관측소가 있는 제주시 조천읍 돌문화공원에서 북쪽으로 약 62도 방향으로 파악됐다. 방향으로만 따져봤을 때 우도 인근으로 추정되지만, 제주 본섬 내륙 혹은 해상에서 음파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20㎐ 미만의 공중 음파는 핵실험, 화산폭발, 초음속비행기, 로켓 발사, 태풍에 의해 발생한다. 공중 음파는 핵실험을 탐지하는 결정적 증거로도 활용된다.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시 강원도 고성, 대전, 제주 등 국내 8곳에서 공중 음파가 포착됐으나, 이번에는 제주 관측소에서만 음파가 감지됐다. 이번에 발생한 공중 음파는 지속 길이가 짧고, 갑작스럽게 대기압이 팽창하며 지역에만 한정된 현상으로 확인됐다.

공중 음파는 인공 폭발, 전투기가 음속을 넘나들며 비행하는 순간 발생하는 '소닉붐' 등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원인 파악은 쉽지 않은 상태다.

제일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주민들이 느꼈던 진동은 발파, 폭발, 지구 내부의 폭발 현상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음파로 봤을 때는 지상, 최소 하부 대기층에서 폭발성의 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공중 음파 발생 당시 흔들림 신고가 접수된 건물을 중심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벌였지만, 사고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17분부터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를 시작으로 구좌읍 세화리 등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땅·건물 흔들림 등 총 13건의 지진 유감 신고가 접수됐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