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낙선 끝 '궨당' 제주서 연고주의 깨고 당선 '오뚝이' 문대림

서귀포 출신이지만 선거구 제주시갑으로 바꿔 승부수
다수 선거 경험·청와대 경력 등 인지도 앞세워 승리 따내

22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갑 선거구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도사진기자회)2024.4.10/뉴스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여러 차례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매번 성찰하고 반성하고 다듬으면서 더 단련시켜 성숙한 정치인이 됐습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당선인(58, 제주시갑)은 '오뚝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린다. 민주당이 제주에서 17~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20년+4년'간 6번을 내리 승리했지만 그는 19대 총선부터 12년간 선거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문 당선인은 20대 시절 제주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도내 대표적인 '586' 정치인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7~8대 제주도의원과 제9대 도의회 의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 등을 지냈다.

문 당선인은 도의원 시절만 해도 전국 최다 득표 당선, 최연소 의장을 맡는 등 승승장구하는 듯했지만 이후 정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19~20대 총선(제주 서귀포)과 2018·20년 도지사 선거 등 4차례 연이어 낙선하는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문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선거구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당보다 궨당'이라는 말이 있을만큼 연고주의가 강한 제주에서 고향인 서귀포(대정읍)가 아닌 제주도 서부권인 제주시갑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궨당'이란 한자어 권당(捲堂)의 제주어로, 좁게 보면 친인척 관계를 뜻하지만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똘똘 뭉친 섬지역 특유의 정서로 넓게 해석된다.

7일 오전 제주시 오일시장 인근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2024.4.7/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우선 이주민 열풍 등으로 선거에서 궨당문화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줄었다. 이를 반영하듯 문 당선인과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송재호 의원과 본선 상대인 국민의힘 고광철 후보 모두 고향이 제주시갑 선거구가 아니다. 누가 당선됐건 2회 연속 제주시갑 태생이 아닌 후보가 당선된 기록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제주에서 궨당선거가 점점 희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당선인은 또 인지도면에서 자신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패배하기는 했지만 2번의 도지사 선거로 도민사회에 이름을 각인했고 기관장과 청와대 비서관 등 쉬지않고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문 당선인은 선거 기간 뉴스1제주본부 등 언론4사와 인터뷰에서 제주시갑은 제주를 대표하는 '정치 1번지'다. 쇠퇴하는 구도심 지역, 인구 소멸의 농촌 지역, 그리고 연동·노형 중심으로 확장하는 신도시 등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며 "정치·사회적 활동의 대부분을 이 지역에서 했다. (선거구를 바꿨다고 해서) 지역 정서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