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야 양파야"…'아삭달달' 조생양파 제주서 전국 첫 수확
"전국 첫 출하돼 양파 가격형성에 역할 커"
농민 "가격 좋으면 양파 수입 증가할까 걱정"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포근한 봄 날씨를 보인 18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한 양파밭에 들어서자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날 밭에서는 전국 첫 출하를 앞둔 제주산 조생양파 수확 작업이 한창이었다.
농민들은 어른 주먹 크기만한 양파를 하나하나 골라내 15㎏ 들이 망에 집어넣었다.
양파 중에서는 '쌍구(쌍알)'라고 해서 알이 두개 겹쳐 자란 양파를 비상품으로 분류한다.
밭주인 김옥자씨(67·여)는 "올해는 유독 쌍알 앙파가 많이 나왔다"며 "이런 양파들은 상품으로 출하할 수 없기때문에 모두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대정과 고산, 한경, 한림, 애월 등 서쪽에는 조생양파, 김녕과 조천 등 동쪽에는 중만생 양파를 주로 재배한다. 8월 하순에 파종하는 조생양파는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3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한다. 제주산은 전국 조생양파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산 제주 조생양파 재배면적은 평년대비 16.2% 증가한 647ha이며 생산량은 지난해(3만9250톤)와 유사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예상된다.
윤재춘 농협 제주본부장은 "전국에서 처음 출하하는 제주산 조생양파는 우리나라 양파의 첫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제주산 양파가 출하하면 수급조절로 가격도 안정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파는 어떤 음식에나 잘 어울리고 껍질부터 알맹이까지 영양이 풍부해 '둥근 불로초', '땅속 진주'로 불린다.
양파에 풍부한 퀘르세틴 성분이 혈당조절,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 감소, 항암, 고혈안,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제주산 조생양파는 상대적으로 양파 특유의 매운만이 덜하면서도 아삭하고 달달해 요리 재료는 물론이고 생으로도 즐겨 먹는다.
전국 첫 출하를 앞둔 농민들은 기대감과 우려감이 교차하고 있다.
밭주인 김옥자씨는 "아직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알수없지만 인건비와 농약값이 올라 수지 타산이 맞을지 걱정"이라며 "가격이 좋더라도 정부가 (물가 조절을 위해) 양파 수입을 늘릴 수 있기때문에 걱정되긴 마찬가지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아직 조생양파가 출하되기 전인 올해 1~2월 양파가격은 ㎏당 1128원, 1263원이다. 농가의 손익분기점은 ㎏당 1200원 수준이다.
송영석 대정농협유통센터장은 "조생양파가 본격적으로 출하하면 최대한 가격을 높이려고 노력하겠다"며 "잦은 비날씨 등으로 생산량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전망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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