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제주 "사업장 98%가 50인 미만… 중대재해법 즉각 시행"

"국민의힘과 재계는 '적용 유예' 주장 철회하라"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주노총 제주본부 제공)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23일 "도내 98%에 이르는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나흘 앞둔 이날 도의회 도민카페에서 회견을 열어 "법대로라면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법이 적용된다. 정부와 자본은 적용유예를 주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제주 노동자 절대 다수가 중대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제주에선 지난해에만 6건이 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고, 10년간 숨진 노동자는 112명에 달한다"며 "국민의힘과 재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주장을 철회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유예 협상조건으로 내건 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처벌(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50인 미만 사업장(공사금액 50억 미만)의 경우 오는 27일부터 이 법 적용 대상이 될 예정이나, 최근 정치권과 재계 등으로부터 그 '유예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당장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현장 영세 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며 그 적용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더 유예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상정·처리될지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본회의에서 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50인 미만 사업장도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받는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