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강풍' 제주, 비행기 228편 결항…바닷길도 막혔다(종합)
사흘간 한라산에 30.4㎝ 눈…시간당 1~3㎝ '강약' 반복
초속 28.9m 바람·도로 결빙…24일까지 궂은 날씨 계속
- 오미란 기자, 고동명 기자,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고동명 오현지 기자 = 제주도에 많은 눈이 내린 데다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히고 곳곳에 생긴 빙판길에선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3일 제주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제주엔 북서쪽에서 유입되는 눈 구름대의 영향으로 산지와 중산간을 중심으로 시간당 1~3㎝의 눈이 강약을 반복하며 내리고 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사흘간 지점별 신적설(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은 사제비(산지) 30.4㎝, 어리목(산지) 29.8㎝, 삼각봉(산지) 21.4㎝, 산천단(북부) 9.0㎝, 중문(남부) 5.4㎝, 표선(동부) 4.7㎝, 강정(남부) 3.1㎝, 제주(북부) 2.1㎝ 등이다.
바람도 강하다. 지점별 최대순간풍속은 고산(서부) 초속 28.9m, 마라도(서부) 초속 22.0m, 낙천(서부) 초속 20.0m, 우도(동부) 초속 19.8m, 지점별 최대파고는 마라도 6.0m, 추자도 4.3m, 김녕(동부) 3.7m, 제주항(북부) 3.7m, 구엄(서부) 3.7m 등이다.
이 같은 폭설·강풍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하늘길과 바닷길 운항은 차질을 빚고 있다.
대설특보와 강풍특보, 급변풍특보가 내려져 있는 제주국제공항에선 이날 오전 10시 기준 국내선 210편(출발 101편·도착 109편)과 국제선 18편(출발·도착 각 9편) 등 총 228편이 결항됐다. 또 국내선 3편(도착), 국제선 2편(도착) 등 5편은 지연 운항 중이다.
공항 측은 이날 오전 6시부터 2시간 동안 활주로를 폐쇄한 채 밤사이 쌓인 눈을 치우고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지만, 항공사들은 계속된 폭설과 강풍 탓에 줄줄이 결항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여객선 역시 8개 항로 10척 가운데 7척이 결항됐다. 제주도와 마라도·가파도를 잇는 여객선 5편은 모두 결항됐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7시57분쯤 제주시 한림읍에선 전신주가 기울어졌단 신고가 접수돼 관계당국이 안전조치를 취했다. 또 오전 5시33분쯤 제주시 노형동과 오전 6시8분쯤 제주시 일도2동에선 눈길 미끄러짐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현재까지 도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기상악화 피해사례는 총 11건이다.
이 뿐만 아니라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도 폭설로 완전히 막혀 입산이 금지됐다.
2㎝의 결빙이 발생한 1100도로와 5·16도로, 비자림로, 제1산록도로, 명림로 또한 전면 통제된 상태다. 첨단로와 애조로에서는 대·소형 차량 모두 바퀴에 스노체인을 감고 운행 중이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눈구름대가 제주도로 계속 유입되면서 이날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제주 서·남·북부엔 3~10㎝, 동부와 중산간에 10~20㎝에서 많게는 30㎝ 이상, 산지에 20~40㎝에서 많게는 50㎝ 이상의 눈이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이날 오후부터 24일 새벽 사이 제주도에 매우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주도 산지와 중산간엔 대설경보, 나머지 지역엔 대설주의보, 제주도 전역엔 강풍주의보가 각각 발령돼 있다. 또 제주도 서부 앞바다엔 풍랑경보, 나머지 해상엔 풍랑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는 상태다.
기상청은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며 "항공·해상교통 이용객들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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