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행정체제개편·제2공항 도민 의견 결집해야"
[신년인터뷰]"제2공항 의혹 검증방법 고민 선행돼야"
"새해에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 맞출 것"
-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김경학 제12대 제주도의회 의장은 제주도가 추진 중인 행정체제개편과 관련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 수용성"이라고 밝혔다.
김경학 의장은 '뉴스1 제주본부'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행정체제개편은 그동안 조사시기와 방법, 주체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는데 시간을 정해놓고 숨가쁘게 진행해 도출될 권고안이 과연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인지 의문이 남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지역 최대 현안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서도 "환경영향평가 검증 권한이 제주도에 있고 이에 대한 동의 권한이 의회에 있다"며 "도민사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방법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올해 가장 큰 성과로 '천원의 아침밥' 제안과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의 제도적 뒷받침을 꼽았다.
김 의장은 새해에는 경제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장기적인 고물가 저성장 국면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 1년 동안 의장으로서 의정활동 중 가장 잘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을 한가지씩 꼽는다면?
▶올해는 3년 만에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났으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어려운 경제 여건과 정부 세수 감소에 따른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으로 도민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리 의회는 민생경제를 살리자는 각오로 올해 두 번의 정례회와 아홉 번의 임시회 등 총 127일 동안 열한 차례의 회기를 진행했으며 도민들이 느끼는 일상 속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제주도와 세 차례의 상설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규제혁신 공동 TF를 구성해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대학생을 위한 ‘천원의 아침밥’을 제안해 사업이 시행되는 성과를 거두었고 특별자치도시·도의회 간 지방분권 협력을 모색하는 의정박람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것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한다.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제도적 뒷받침 속에 도입된 것도 매우 의미가 크다.
다만 일부에서 4․3 폄훼와 왜곡 시도가 이뤄진 점과 정부가 1회용품 사용을 자율적 참여로 전환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제주도의회가 올 한해 각별히 신경 쓴 정책분야와 그 성과는?
▶올해는 재정상황이 어렵다 보니 국비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제주도와 공동국비확보단을 구성해 국회를 대상으로 두 번의 국비확보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장애인거주시설 확충사업 17억5000만원의 국비를 신규 확충하는 등 13개 사업 215억원 규모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장애인 거주시설 부족으로 입소대기자가 많고 시설폐쇄로 갈 곳을 잃은 중증장애인이 많은 상황이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회의 개·폐회사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거론해 왔다. 의회가 건의해 온 사업이 신규로 국비를 확보하게돼 매우 뜻깊다.
규제개혁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제주도와 규제개혁 공동 TF를 구성해 규제혁신 과제 30여 건을 발굴했고 일부는 제도개선까지 이뤄졌다.
또 하나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도입하기 위해 그동안 강원도 홍천군과 충남 부여군을 방문했고 몽골, 베트남과도 인력교류에 협의를 진행했다. 올해 감귤농장에 외국인 근로자를 처음으로 투입했고, 농가와 근로자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다른 작물로 확대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새해 제주도의회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처리할 제주 현안과 의정활동 계획은?
▶새해 의정활동의 가장 큰 주안점은 아무래도 경제이다. 장기적인 고물가 저성장 국면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1차산업의 인력난 확보는 최대 과제이다. 젊은층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었고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는 둔화했다. 올해 위미농협에서 처음 도입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공공형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감귤뿐 아니라 다른 작물로 확대하고, 교류지역의 다변화 및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제주 경제의 한 축인 관광산업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 내국인관광객수가 감소한 것은 국내선 공급석 축소와 해외여행 수요 증가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로운 융복합 관광산업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의존해 온 해외관광산업 구조를 개별화·다변화 전략으로 변화를 시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주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물류비 부담 완화, 청년층의 제주 유입을 위한 일자리 확대, 건설·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더욱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전환의 시대를 맞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개선과 도입 등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나가겠다.
-전반기 의장 임기가 6개월 남았다. 그동안의 소회와 남은 기간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12대 의회의 슬로건을 정할 때 ‘기회’와 ‘복지’를 키워드로 전국 공모를 거쳤다. 청년뿐 아니라 많은 도민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투자유치와 기업유치가 활발해지고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층이 제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
복지 특히 장애인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보육과 교육환경, 일자리와 주거를 개선하고, 시설 확충 필요성에 큰 공감대는 형성했다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특수교육 전문인력은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대학교 특수교육과 설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 공공형 장애인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도 힘쓰겠다.
무엇보다 의원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도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관리형 의장이 되겠다는 약속과 의원들의 잠재력을 모아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하는 조정형 의장이 되겠다는 다짐을 지키겠다. 의원 모두가 책임과 권한이 잘 발휘돼 도민들께 신뢰받는 제12대 도의회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이 시도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은?
▶기초자치단체를 설치하게 될 경우 ‘광역사무’와 ‘기초사무’의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상하수도 업무, 생활폐기물 처리 사무, 대중교통 등 특별자치도 특례 취지를 활용해 기존의 기초사무를 광역사무로 단일화한 것을 다시 배분해야 한다. 사무뿐 아니라 재정, 인사, 조직 등 모든 부분에서 재설계도 필요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 수용성의 문제이다. 그동안 조사시기와 방법, 주체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시간을 정해놓고 숨 가쁘게 진행해 도출될 권고안이 과연 도민들의 의견이 모아진 결과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제주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인 만큼 도민의 수용성을 확보해 발전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2공항과 관련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을 고시한 이후 이른바 ‘제주의 시간’에서 찬반 갈등을 풀어낼 해법은?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실시계획 수립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환경영향평가 검증 권한이 제주도에 있고 이에 대한 동의 권한이 의회에 있다. 검증과정에서 도민사회에서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검증방법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충분한 설명과 의혹해소가 전제되지 않는 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충실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련의 절차와 별개로 도민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충분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도민 누구나 소외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는 자세로 갈등 봉합에 나서야 한다.
국토부에서도 갈등 관리 및 환경 관련 이슈 관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도민사회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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